2024년 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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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을 구원자로 모신 우리들 생각은 / 연중 제2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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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1-21 ㅣ No.10953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혈육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부모 형제 친척은 출가 뒤라도 어쩔 수 없는 인연이다. 예수님의 친척들이 그분께서 정신 이상자가 되었다는 소문에 그분을 찾아 나섰다는 것도 공감하고 좋은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출가와 혈연 사이의 최소한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을 이해해 주는 것도 나이 든 나의 태도에 맞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군중이 예수님 일행에게 모여서 그들은 음식조차 드실 수 없을 정도였다나. 세상과는 다른 신선함과 매력이 있기에 예수님의 일행에게 모여들었을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마르 3,20-21)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가자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예수님의 친척마저 그분을 미쳤다고 붙잡으러 나선 거다. 그들은 예수님을 평범한 목수의 아들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낫게 하고 마귀를 쫓아낸다는 소문을 듣고 정말 의아하게 생각하며 혹시 나쁜 영의 힘을 빌려 그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다. 주위의 많은 이가 예수님께서 마귀 우두머리의 힘으로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보았기에. 드디어 친척들은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 게다.

 

사실 자신이 가진 온갖 기득권을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이들, 권력과 명예, 재물에 미쳐 있는 이들이 자신을 정상으로 보는 사회라면, 분명 예수님은 미친 사람이어야 할 게다. 예수님께서 이런 사회에서 미친 이 취급을 받지 못한다면, 그 반대편을 설쳐대는 이들이 미친 이가 되고 말기에. 이 이야기는 예수님 시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네 사회 모습이기도 하리라. 물질적 탐욕으로 끊임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꾼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온갖 수단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짐을 지우는 이들, 정의를 가장해서 또 다른 권력을 누리는 사이비 지도자들, 이런 세상이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시대라면, 마치 예수님을 닮은 미친 이가 꼭 필요할 게다.

 

어느 신부님의 고백의 일부이다. 나는 장남이고 올해로 아흔이 되신 어머니가 계신다. 가끔 서울에 일 보러 나가면 하룻밤이라도 어머니 곁에 자려고 늦은 밤이라도 찾는다. 머지않아 돌아가실 터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어머님 곁에 가기 전에 나름으로 고민을 한다. 동창 신부의 사제관으로 갈까? 아니면 야간열차를 타고서라도 교회로 돌아갈까? 생각할수록 얼마 남지 않은 그 시간, 어머니의 애정이 한없이 크다.

 

어머니는 곁에서 함께 자는 아들에게 밥 차리시는 것을 무척 기뻐하신다. 생선도 골라 주신다. 저수지 갈대 끝의 잠자리 허물처럼 껍데기만 남은 몸이지만 아들에게는 마지막 밥인 양 짓는다. 집을 나서면 잠시 뒤 어김없이 베란다 창을 여시고 아들의 뒷모습을 내다보시며 잘 가라.’ 손짓하시면, 나는 어서 들어가시라.’며 손 흔들며 답한다. 이런 순간도 이제 몇 번이나 있을지생각하며 나는 정류장을 향한다.

 

나는 사제가 된 뒤로 어머니와 형제, 친척들께 혈연의 의무를 다 못했다. 신자들의 혼인 미사 주례는 멀리라도 가서 해 주면서도 친척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바빠서가 아니다. 어머니는 성당 일에만 열심인 것이 신부의 도리라면서 친척들의 길흉사조차 알려 주시지 않았다. 아들을 온전히 봉헌하고자 한 그 마음을 이해한다.

 

예수님에 관한 온갖 소문은 그분 하시는 일을 못마땅하게 여긴 이들이 지어낸 것이리라. 안식일 법을 어기고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지어낸 것일 게다. 그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영적으로 눈이 멀어 있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우리도 현실에 안주하거나 물질적인 것에 심취할 때 예수님을 외면하게 될 게다.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방해하려는 친척들의 행동은 바로 우리의 행동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을 잘 살펴보아야만 하리라. 지금 예수님을 모시고 있는 우리는정녕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는지를 겸허히 묵상해 보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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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예수님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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