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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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7 -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 김옥수 도미니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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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3-07 ㅣ No.110558




2017
03 07 () 가해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55,10-11
마태오복음 6,7-15


김옥수 도미니코 신부님


<
기도의 내용 >


오늘의 복음 말씀을 듣고 보면 우리가 드리는 기도의 내용을 살펴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 것입니다. '기도가 무엇인가?'를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하느님과 사람과의 대화라고 대답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대화가 무엇입니까? 대화란 '너와 나와 말하는 것'이라 설명할 것입니다.

좀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그러면 상대에게 말을 왜 합니까? 이론적으로 따지기에 앞서 우리 각자가 가만히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입니다. 말하는 이유는 상대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하는 말에 내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하고 네가 하는 말에 너의 마음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말에 마음이 담겨 있지 않다면 흔히들 "마음에도 없는 말하지 말아라." 하고 "헛말하지 말아라." 합니다. 좀 심하면 "헛소리하지 말라."하며 더 심하면 "개소리 하지 말아라." 합니다. 하기야 개가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소리니 마음에도 없는 말 그 말은 개처럼 소리 내는 것과 같다는 뜻이겠지요.

오늘 예수님은 '빈말을, 그것도 자꾸 되풀이하지 말아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내 가까이 있는 사람, 남편이나 아내가 부모나 자녀가 맘에도 없는 빈말을 자꾸만 되풀이해 한다면 우리는 과연 가만 듣고 있겠습니까?

우리는 언제 기도합니까? 어떤 내용으로 기도합니까? 나는 누구에게 기도합니까? '내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 또 그분이 누구기에 내가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그런 말을 해도 될까?' 하고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글쎄,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도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가끔 신자들에게 기도는 자기 신앙의 고백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왜냐면 기도의 앞과 뒤에 "나는 .......주시리라, 하시리라 믿습니다."란 뜻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렇게 믿습니까? 그 믿음에서 기도합니까? 그러기에 기도대로 꼭 그렇게 되어야 하고 만약에 그러게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내가 보기에 '그분의 큰 뜻이 있기에 나는 아프지만 그분께 맡길 정도로 믿는다'는 의지가 들어 있습니까?

또 하나 문제는 기도의 내용을 미리 한 번 점검합니까? 윗사람을 만나려 해도 우린 미리 준비합니다. 무엇부터 말할 것이며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그러나 우린 하느님께 너무나 준비 없이 막무가내로 다짜고짜로 해댑니다. 마치 종을 부리듯 아니 지금은 종도 없는 시대라 비유할 만 것도 없을 정도로 해치웁니다.

요즘은 개에게도 그렇게는 내뱉지 않을 듯싶습니다. 습관화되고 제도화되고 틀에 박힌, 자기 마음하고 아무 연관도 없는 하지 않으면 안되고 불안하고 죄 된다 하니 주님께선 듣든 말든 되든 안되든 해야만 하는 그런 기도들을 얼마나 하기에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당부하셨겠습니까?

갓난 얘기가 책보고 말을 배우지 않듯 우리도 살아있는 자기 마음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불러 봅시다. 그분과 대화를 해봅시다. 때로는 그분과 웃어도 보고 때로는 그분 앞에서 엉엉 울어도 봅시다. 마냥 만나기만, 마냥 똑 같은 자세로 똑 같은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신학교에서 기도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곧 사제가 될 부제들에게 "기도 중에 주님과 함께 큰 소리로 웃어 본적이 있는가? 또 주님 앞에 아니 주님과 맞잡고 엉엉 큰 소리로 울어본 적이 있는가?" 하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대답을 들으려 한 질문이 아닙니다. 다만 그토록 살아있는 기도를 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하란 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씀으로 기도의 내용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때까지 들은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를 알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서, 마음에서 나온 말씀이기에 살아있는 기도일 수밖에.

우리도 그렇게 기도합시다. 내가 말해야 할 그분을 바로 알고 그분 마음을 헤아리며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합시다. 오늘 저녁에 내 가족과 함께 기도해봅시다. 나를 만드시고 내 가족을 만들어 주신 그분께 마음에서 나오는 감사와 청을 해봅시다. 그분이 들으시고 고개를 끄떡이시도록. 그러면 틀림없는 아멘이 될 것입니다. 이루어질 것이며 기도 후 내 마음이 후련할 것입니다. 아멘.


김옥수 도미니코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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