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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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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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3-22 ㅣ No.110910

지금은 직책상 하지 못하지만 10여 년간 신학생들을 위한 30일 피정을 함께 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피정을 한 신학생들은 이제는 사제가 되었고, 지금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신부님도 저와 함께 30일 피정을 하였습니다. 피정 지도자와 피정을 하는 학생들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피정 지도자가 너무 깊게 개입을 하면 학생들은 하느님을 기쁘게 만나기보다는 피정 지도자의 마음에 들 수 있는 묵상을 찾으려 합니다. 피정 지도자가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묵상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개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피정 중에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피정은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의 공생활, 수난, 부활의 순서로 진행되지만, 순서에 맞게 피정을 하는 것 보다는 어느 순간이라도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믿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 주었던 제가 고마웠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피정 중에 겸손의 3단계를 설명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습니다. 마치 제자들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겸손의 1단계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10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대죄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준법운전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신호등 위반, 차선 위반, 과속, 중앙선 침범, 불법 유턴 등이 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교통법규만 잘 지켜도 운전을 잘하는 것이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겸손의 2단계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하여 10계명은 물론이고, 교회의 가르침도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대죄는 물론이고 소죄까지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안전운전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운전하기 전날은 과음하거나 과로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적당한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큰 트럭이나, 버스는 먼저 보내거나 추월하는 것입니다. 뒤에 오는 차와 앞에 가는 차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약속 시각보다 일찍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런 운전습관을 가지면 운전이 즐거움이 되기 마련입니다.

겸손의 3단계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고통을 받는 것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박해시기에 조선을 찾아왔던 선교사들은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단순히 계명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가난도, 질병도, 죽음까지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양보운전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길을 가다가 고장 난 차가 있으면 내려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짐을 지고 가는 어르신이 있으면 가는 길까지 모셔다드리는 것입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봉성체를 가시면 기쁜 마음으로 차량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운전이 교통수단이기도 하지만 운전은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기도, 희생, 나눔, 봉사를 충실하게 실천하여서 하느님 나라에서 큰 사람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율법과 계명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먼저 실행하는 것입니다. 벗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나는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손질하는 미용실의 직원보다 더 성실하게 살고 있는가! 나는 정해진 시간에 기차를 출발시키려고 노력하는 승무원보다 더 충실하게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수행했는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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