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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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꿈, 영원한 비전 -생명수의 강-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토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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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7-03-28 ㅣ No.111060

 

 

2017.3.28.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에제47,1-9.12 요한5,1-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토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영원한 꿈, 영원한 비전

-생명수의 강-



꿈이, 희망이, 비전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궁극의 꿈이자 비전이자 희망은 하느님입니다. 

아무리 약이 좋아도 절망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절망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자 대죄입니다. 

희망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습니다. 

우리는 죽음의 절망이 아니라 죽음 넘어 부활의 희망을 내다보며 살아가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고 즐겁게 살아갑니다. 


부활의 꿈에서 샘솟는 희망이요 기쁨입니다.


어제 ‘새 하늘과 새 땅’의 눈부신 유토피아의 꿈과 비전에 이어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도 참 아름답고 위로가 되는 구원의 비전을 보여줍니다. 

바로 ‘성전에서 솟아 오르는 물’의 비전으로 에덴에 있던 낙원(창세2,9-14)의 표상을 이어 받습니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2,10)


아름다운 생명수의 강의 비전입니다. 

매월 첫주일 미사시작 전, 성수축복 예절 후 성수를 뿌릴 때 부르는 아름다운 성가도 

바로 오늘 ‘성전에서 흐르는 물’에 근거합니다.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았노라. 

알렐루야, 그 물이 가는 곳마다 모든 사람이 구원되어 노래하리라. 알렐루야.’(성가67장).


신약성경의 요한계 문헌들은 이런 구약의 비전들이 예수 그리스도, 즉 희생된 어린양에게서 실현된다고 보았습니다. 

바로 ‘새로운 성전(요한2,21)’인 예수 그리스도의 몸, 곧 그분의 옆구리에서(요한19,34),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물’이 흐른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4,14). 


바로 갈증에 시달리던 사마리아 여자에게 주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또 축제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날 예수님은 일어서시어 하신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7,37-38).


물론 여기서 생수의 강이 상징하는 바 믿는 이들이 받을 성령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에제키엘의 성전에서 샘솟는 물의 비전은 요한묵시록에서 절정의 완성을 이룹니다.


‘천사는 수정수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도성의 거리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맺는 생명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요한묵시22,1-2).


아름답고 은혜로운 영원한 낙원의 비전이기에 성서 말씀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이런 배경을 두고 오늘 복음과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대하면 그 이해가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의 벳짜다 못 근처에 있던 온갖 병자들은 바로 영육으로 지치거나 병든 우리 모두를 상징합니다. 

38년 동안 앓던 이를 구원해 준 것은 베짜타 못이 아니라 예수님이셨습니다. 

진짜 베자타 생명의 못은 바로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주님께서 우리를 치유해 주시기 위해 이 거룩한 미사축제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에제키엘의 성전에서 샘솟는 물의 비전을, 요한 묵시록의 생명수의 강의 비전을 앞당겨 맛보는 

이 거룩한 성전에서의 미사전례시간입니다. 


에제키엘의 묘사는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이 미사은총의 강들은 세상 곳곳으로 흘러가고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납니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에제47,12).


우리의 양식도 되고 약이 되는 생명나무의 열매가 바로 주님의 말씀과 성체이고, 

바로 강론후 바치게 될 예물기도가 미사은총을 요약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주신 이 예물을 봉헌하오니, 

이 제사가 저희 육신의 삶에 도움이 되고, 저희 영혼에는 불멸의 영약이 되게하소서.”


오늘 복음의 38년 동안 앓던 이도 이런 생명수의 강이자 진짜 구원의 ‘베자타 못’인 주님을 만남으로 

온전한 구원의 치유가 일어납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5,8)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요한5,14).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온전히 치유해 주시고 

내 모든 짐을 들고 일어나 씩씩하게 걸어 갈 힘을 주시며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말씀하십니다.


창세기의 에덴낙원을, 에제키엘과 요한묵시록의 눈부신 천상낙원의 비전을 앞당겨 체험케 해주는 

참 고맙고도 은혜로운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 ‘생명수의 강’으로 세상에 파견하시고, 

오늘 지금 여기서 당신의 빛나는 천상낙원의 비전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이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시편23,1-2).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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