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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27 - 사순 제4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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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3-28 ㅣ No.111062




2017년 03월 27일 (월) 가해 사순 제4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65,17-21

요한복음 4,43-54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170327)



< 믿음과 겸손으로 되살리는 생명 >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요한 4,50)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에 이틀 동안 머무르시다가 갈릴래아로 가십니다(4,3 참조). 갈릴래아 사람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복음의 창조적인 힘을 드러냈던 카나로 가십니다. 그런데 카파르나움에 사는 왕실 관리가 약 32킬로미터나 떨어진 카나에 있는 예수님께 찾아와, 병으로 죽어가는 자기 아들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왕실 관리는 당시 사회에서 지위가 높았기에 상당한 권세를 누렸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나자렛에서 목수일을 하고 살아온 보잘것없는 예수를 찾아와서 간청했다는 것은 범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인을 시킬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이 직접 카파르나움에서 카나까지의 먼 거리를 고생하며 걸어오는 수고를 감수했습니다.


어쩌면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려는 일념으로 자존심과 체면을 다 내려놓았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찾아가 부탁할 생각을 하지 않았겠지요. 그에게는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예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왕실관리는 자신의 신분이나 인습, 주위 시선도 개의치 않고 예수님을 믿은 것입니다. 그는 단순한 믿음이 지녔기에, 자신이 아니라 오직 살려주실 수 있는 능력을 지니신 예수님께 시선을 두었던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그는 인내와 희망, 진지함과 성실함의 태도를 지녔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예루살렘에서 표징을 보았던 갈릴래아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나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마음으로 청하는 그의 부탁을 바로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4,48)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그를 냉정하게 내치신 것이 아니라 그의 믿음을 더 확고히 해주시려고 멈추어 시험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왕실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4,49) 하고 애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집에 가시지 않고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4,50)라고 하십니다. 이에 그 이방인 왕실 관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고도 그분의 말씀을 믿었고, 그의 아들은 살아납니다(4,51).


사순시기에 우리는 회개의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회개란 이미 가고 있는 그릇된 길을 되돌려 하느님의 올바른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기존의 사고를 하느님 말씀에 비추어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도 왕실 관리처럼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께 시선을 돌리고 그분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나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과 능력의 허울을 앞세우지 않고, 왕실 관리처럼 가난하고 겸손한 자세로 주님께 자신을 의탁해야겠습니다. 이 기본을 무시한다면 어떤 삶도 하느님 뜻과 어긋난 무가치한 삶이 되고 말 것입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복된 사람답게, 하느님과 그분의 진리와 사랑, 생명과 정의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생명의 관계를 죽음으로 내모는 온갖 사회적 병폐에도 적극 맞서야겠지요!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만이 병들어 죽어가는 사회 구석구석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17032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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