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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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4 금 / 더는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지 않게 하소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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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13 ㅣ No.111440




성주간 금, 요한 18,1-19,42(17.4.14)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 ‘다 이루어졌다.’ 하시고,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요한 19,30)





The crucifixion of Jesus






더는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지 않게 하소서!

 

주님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사랑으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놓으시고, 죽임을 당하신 수난의 신비를 묵상하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오늘 들은 장엄한 수난 복음의 장면들에, 비장함과 더불어 세상 그 무엇도 어쩌지 못하는, 하느님의 생명의 빛이 스며있음을 봅니다.

이제 주님의 십자가길을 침묵 가운데 따라가 봅니다. 베드로의 세 번에 걸친 배반이 메아리치는 가운데,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인간의 손에 정치사범으로 체포되어, 빌라도 앞에 서십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아무 죄도 없음을 알았지만 결국 채찍질하도록 명하였습니다. 나아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19,6)라는 군중의 외침에 부화뇌동하여, 처형하도록 예수님을 내어줍니다(9,16).

예수님께서는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살의에 가득 찬 음모와, 군중심리에 휘말린 유다인들의 가담, 빌라도의 비겁한 태도 속에 죽음을 맞습니다. 로마 병사들은 구원의 샘물 대신, 자신들의 조롱의 말이 스민 그분의 옷자락을 나눠 갖습니다. 그분은 십자가 위에서 팔을 넓게 벌리시어 당신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이들을 끌어안으시고, 폭력과 음모와 무자비함의 죄를 삼키십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십자가에 못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몸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훌륭한 대속물이 되셨습니다. 손발과 뼈마디를 꿰뚫고 들어오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목마르다”(19,28), “다 이루어졌다.”(19,30) 하시고,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습니다(19,30).

오늘 우리는 주님의 죽음을 묵상하면서, 십자가 위에서 팔을 벌리고 계신 하느님의 자비하신 품으로 다른 이들과 세상의 어두움과 아픔을 품어야겠습니다. 나의 잘못과 무관심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나의 십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십자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십자가, 어느 것이든 기꺼이 져야겠지요.

성금요일에 우리는, 우리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구원의 사랑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반드시 성찰해야 할 것은, 무엇이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예수님을 돌아가시게 한 우리의 죄악에 대해, 회한의 눈물을 흘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남을 헐뜯고 거짓말하고, 쾌락을 추구하며, 불의를 저지르며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처신들이 예수님을 슬프게 합니다. 사회의 불의에 눈감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무관심하며, 억울하게 탄압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그런 처신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망치가 되고 못이 됩니다.

신자 위에 군림하여 지배하려 들고,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보다는 힘있고 돈 많은 이들 편에 서는 사목자, 인간다운 삶과 공동의 선을 위한 교회의 사명을 망각한 채, 정치권력과 타협하고 건물 안으로 숨어드는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거짓 언론과 이념의 허상에 휘둘리고, 돈의 우상과 세상 권력에 사로잡혀 양다리를 걸치며 사는 그리스도인 스스로가, 예수님을 처형하고 있습니다.

주님!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영혼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당신의 십자가를 용기있게 질 수 있게 하시고, 더는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게 하소서! 저를 향한 당신의 그 목마름을, 정의로운 행동과 아낌없는 사랑으로 채워드릴 수 있게 하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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