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5.6 토/ 예수님 곁에 머묾과 떠남의 갈림길에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스크랩 인쇄

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05 ㅣ No.111869




   부활 3주 토, 요한 6,60-69(17.5.6)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The words of eternal life






예수님 곁에 머묾과 떠남의 갈림길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라 하시고, 당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 하십니다(6,54).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에 많은 사람이 이런 말씀을 듣고 있기조차 거북하다며 되돌아가버립니다(6,61-62).

왜 그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거북스러워하며 떠나버렸을까요? 인간적이고 감각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던 그들이었기에,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쫓아내는 표징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인정하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대단한 능력까지는 인정한다 해도, 그분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썩지 않을 빵이라니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어떻게든 자기 욕구를 채우는데 몰두하다보니, 예수님을 통해서 주어지는 하느님을 뜻과 선물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남이나 내 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전해지는 생명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시선입니다. 그들 자신의 욕심과 기대, 고정관념이 문제였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육적인 욕구 충족과 자신에 대한 애착의 늪에서,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며, 하고 싶은 것만 하려 합니다. 누구든 시간과 공간의 틀과 물질과 육의 껍데기에 둘러싸이게 되면,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진리의 말씀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됩니다. 거기서부터 비극은 시작되고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투덜거리는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6,63) 영원한 생명이란 천년만년 몸뚱이가 산 채로 남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그건 끔찍한 일이 될 것입니다. 영생이란 생명을 주는 영이신 예수님의 얼을 지니고, 주님과 더불어 주님의 일을 할 때, 시공과 육신을 초월하여 행복한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6,67) 하고 물으십니다. 이 질문은 생명을 주는 길과 쓸모없는 육의 길 가운데 선택하라는 결단의 촉구이자, 항구한 믿음을 가지라는 격려입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6,68)라고 고백합니다.

베드로의 답변은 예수님만이 삶의 길이요 목적이며,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갖고 계시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는 생명의 빵이신 그분을 완전히 이해해서 예수님 곁에 머물기로 한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그는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했고, 생명을 주는 말씀이 그분께 있음을 믿었기에 머물려 한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너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십니다. 물질과 돈과 인간의 능력이 극대화 되어가는 이 시대에, 예수님 곁에 끝까지 머문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임이 분명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스스로 믿음이 약해지고, 혼란스러워하고, 절망하고, 죄의 어둠에서 헤매며 넘어지곤 하는 우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완벽함이나 대단한 업적을 요구하지 않으심을 상기해야겠습니다. 그저 우리를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하시려고,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지니신 그분께서, 우리 곁에 함께하시며 먹히는 밥이 되어주려 하십니다. 그분 친히 영으로 육인 나를 채워주시고, 나의 밥이 되어주시어 나를 살리시고, 이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헷갈림 없이 이것을 믿고 그분 곁에 머물며, 그분의 삶에 동참하는 행복한 우리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5,449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