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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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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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23 ㅣ No.112188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삶에 도움이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말을 잃어 버렸는데 잃어버린 말이 다른 말과 함께 돌아온 경우,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다리를 다쳤는데 다친 다리 때문에 전쟁터에 나가지 않게 된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에 등장한 많은 발명품들 중에는 실수와 실패 때문에 생긴 것들도 많다고 합니다. 기차를 놓쳐서 할 수 없이 다음 기차를 타게 되었는데 거기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전화위복이 있었습니다. 가난함은 불편하기는 했지만 불행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형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지만 돌아보면 신학을 배우고, 신앙을 키울 수 있는 선택이 되었습니다. 유행성 출혈열로 많은 고생을 했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고, 남은 삶은 으로 살게 되었느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오늘 감옥을 지키는 간수는 지진으로 감옥의 문이 열린 것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죄수들이 도망갔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살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간수에게 문이 열렸어도 도망가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간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감옥 밖에 있는 자신보다도, 감옥 안에 갇혀있는 바오로 사도가 더 자유롭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묻습니다. ‘구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본당을 비우고 피정을 가면 본당이 큰일 날 것 같지만 피정을 다녀와도 본당은 잘 돌아가는 것을 봅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 나만 잘 할 수 있다는 착각, 이것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착각과 비슷합니다. 유명 인사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은 언제나 예쁘고, 똑똑하고,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아야 한다는 착각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외로움과 고통입니다.

 

본당 신부는 임기가 5년이고, 보좌신부는 임기가 2년입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처럼, 아쉬움이 남고, 미련이 남아도 때가 되면 떠날 줄 아는 것이 아름다움입니다. 그것이 착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꽃은 피었다 지기 마련이고, 사람은 나올 때가 있으면 들어갈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역사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했던 사람들 때문에 본인은 물론 공동체가 수렁에 빠지는 것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의 곁을 떠나는 것이 여러분에게는 슬픔과 근심이 되겠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떠나면 여러분에게 보호자를 보내 드릴 것입니다. 보호자는 여러분에게 많은 은사를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은사를 통해서 많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별은 슬픔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고 하십니다. 죽음 역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은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는 문이라고 하십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주님의 비움이 바로 참된 자유의 시작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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