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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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9 월/ 복된 골고타를 향한 일상의 순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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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28 ㅣ No.112294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묵시 12,10-12ㄱ; 요한 12,24-26 (17.5.29)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복된 골고타를 향한 일상의 순교

 

오늘은 2014년 8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124위의 기념일입니다. 우리 모두 한국교회의 초기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되새기고, 오늘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그 정신을 현재화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순교자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습니다.”(묵시 12,11) 그들은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믿고 그대로 실천한 것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4-25)

하느님으로부터 생명을 거저 받은 인간은 누구나 주님을 위해 목숨을 되돌리도록 불림 받았습니다. 곧 가장 소중한 목숨을 내놓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잘 죽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길이지요.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선뜻 자신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장 확실한 행복의 길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그리스도인은 말과 행동에 있어 밤낮 가릴 것 없이 어디서나 순교자”라고 했습니다. 순교란 그리스도를 따르고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언제나 살아계시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하여, 기꺼이 받아들이고 겪는 죽음을 뜻합니다.

순교는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사명이 아니라 보편적이며 기본적인 사명인 셈입니다. 따라서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는 자신의 순교가 “교회를 위해 봉헌하는 희생제사”라고 서슴없이 말했던 것입니다. 일시적인 희생이나 인내가 아니라, “항상 고통 중에 머물고 끊임없는 고통과 투쟁하는 매일의 순교”(치프리아노의 편지 37,2)가 참 순교입니다.

우리는 초대교회 박해시대 때처럼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순교를 겪지는 않습니다. 오늘날에 중요한 것은 영적인 순교요, 일상의 순교입니다. 따라서 기도와 선행, 매일 각자의 십자가를 지니는 일이 순교의 시작이며 핵심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일상의 수고로움과 고통을 하느님 때문에 견뎌내고, “진리와 함께 살고 진리를 위해 죽는”(성 아우구스티노) 삶을 살아야 할 소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과학과 정보수단이 극도로 발달하고, 자본이 권력화하고 물질의 풍요로 세상적인 유혹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오늘입니다. 이 시대의 모든 것들이 신앙의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이럴 때 어쩌면 산다는 자체가 순교일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한걸음 더 나아가, 사랑과 인내로 신앙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둠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선포해야겠습니다.

우리 앞에는 예수님께서 겪으신 가난, 핍박, 소외와 멸시, 차별과 불의, 십자가, 죽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무력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랑뿐입니다. 우리 모두 순교의 정신으로 목숨을 내놓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뼈아픈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한 알의 썩어 없어지는 밀알”이 되어, 일상의 골고타의 길을 걸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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