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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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까칠하고 상처 많은 아우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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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6-25 ㅣ No.112842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까칠하고 상처 많은 아우 북한"

해외출장을 나가면

외국사람들이 꼭 던지는

질문 한 가지가 있습니다.

“남한에서 왔습니까?

북한에서 왔습니까?”

유학시절 어느 날,

한 외국 할아버지 신부님께서는

빳빳한 고액지폐 한 장을

제 손에 꼭 쥐어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힘내! 다 잘 될 거야!”

영문도 모르는 돈을 돌려

드리면서 저는 따졌습니다.

“도대체 왜 제게 돈을 주셨으며,

왜 난데없이 힘내라고 하십니까?”

측은지심 가득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던 할아버지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너희 나라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당시 유니세프에서는 유럽 전역

메인 뉴스 전 광고 영상을 통해,

북한 어린이들의 참상을 소개하면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당시 개인적으로 너무나

자존심이 크게 상했습니다.

당시 ‘고난의 대 행군’으로 인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바로 우리와 피를 나눈

혈육이요 동포라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철저하게도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 동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쓰라립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 한반도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아르헨티나나

콩고 공화국 등과도 3초 내에

연락할 수 있으며, SNS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보다 가깝고

대전보다도 더 가까운 평양이나

개성에 있는 우리 동포들과는

편지 한 장 마음 놓고

주고받을 수 없습니다.

멀리 중국에서, 일본에서,

동남아에서

수많은 외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우리나라로 관광을

오고 있지만, 북한 동포들이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내놓아야 합니다.

북한 동포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떠합니까?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시선,

가족적이며 연민의 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대화나 협상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그저 상종 못할 집단,

도깨비 같은 집단,

싸워서 물리쳐야 할 원수,

뿔 달린 마귀로 바라봤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남쪽은

형님입니다. 북쪽은 까칠하고

상처 많은 아우입니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너그러운 마음, 측은지심을

지니고 아우를

바라봐야겠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남북 분단의

고착화입니다.

 분단의 세월이 60년, 70

년 쌓여가면서 국민들

 머릿속에는 ‘이대로 통일은

영영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과 좌절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분단의

고착화를 통해 자신들의 입지나

영역을 고착화하려는 악한

세력들도 우리 가운데

독버섯처럼 도사리고 있습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부패하고 낡은 ‘정치개혁’을

일궈냈습니다.

아직도 걸어가야 할 길은 멉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의식개혁

등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분단을 고착화시키려는

외세와 반통일 세력과의

투쟁도 중요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민족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성취하려는

자주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위해서 어떻게든 남과 북이

자주 만나 소통해야 합니다.

함께 걸어가고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교회 차원에서의 피나는 성찰과

노력도 중요합니다.

 통일 사목, 북한 동포를 위한

사목은 선택과목이 아니라

필수과목입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하는 사목,

주님께서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비둘기처럼 단순하고 뱀처럼

슬기롭게 북녘동포들의 고통에

연대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고 협력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불변의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하느님을 빼고 하늘 아래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앞에 마음 모아

기도하면 불가능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절대로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던

베를린 장벽도 허물어졌습니다.

철벽같던 소비에트 연방의 높은 담도

세월 앞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하느님께서 가련한 우리 민족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더 달라지기 전에,

더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완전 서로 다른 이질적인 집단으로

고착되기 전에 하나 되는 은총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남북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오늘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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