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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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3 - 가해 연중 제16주일 복음 묵상 -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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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7-24 ㅣ No.113415




2017
07 23 () 가해 연중 제16주일 복음 묵상


지혜서 12,13.16-19
로마서 8,26-27
마태오복음 13,24-43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17072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밀과 가라지에 비유하여 설명하셨습니다하느님은 좋은 씨를 뿌리셨습니다그러나 밀 사이에 가라지도 함께 자랐습니다이 이야기는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라는 말로써 가라지는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밀이 잘 자라는 데에 피해를 주는 가라지입니다오늘의 비유는 추수(秋收때에 뽑혀 불에 던져질 가라지의 운명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복음은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립니다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선하신 하느님이 하실 일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옛날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은 낮은 사람들을 판단하고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웠습니다집안에는 높은 사람곧 가장(家長)이 있었습니다가장은 가솔(家率)들 위에 군림합니다로마제국내의 가장들은 가솔들을 죽이고 살릴 권한까지 가졌었습니다나라에는 왕 혹은 황제가 있었고그들이 임명한 관리들이 있었습니다백성은 그들이 만든 법을 지켜야 했습니다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았습니다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의 통촉하심을 입어서 살 수 있었습니다하느님은 그 높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분으로 상상되었습니다가뭄홍수태풍지진(地震자연재해(自然災害)는 모두 하느님이 노하셔서 주는 벌이라고 그 시대 사람들은 믿었습니다왕은 백성을 대표하여 하느님에게 제물(祭物)을 바치며하느님이 노여워하지 않도록 또 백성이 그 혜택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빌었습니다우리나라 강화도(江華島마니산에도 임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 있습니다중국의 태산(泰山)에도 황제가 제천(祭天)의례를 행하던 제단이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만 불안을 안고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오늘도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이들은 많이 있습니다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선생님직장인에게 직장의 상사(上司), 운전하는 사람에게 교통순경진단 받으러 병원에 간 환자에게 의사사업하는 사람에게 세무서원그런 사람들은 오늘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합니다그들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해 판단하고결정하기 때문입니다과거 세상에서는 하느님도 우리에 대해 임의로 판단하는 무서운 분으로 인식되었습니다따라서 우리는 오늘의 복음에서 불에 던져지는 가라지의 운명에 더 관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비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밀이삭과 더불어 가라지도 자라게 두는 주인입니다하느님은 우리를 살리는 분이십니다하느님은 생명을 뿌려서 우리를 존재하게 하셨습니다사람은 사람을 판단하고쉽게 버립니다.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라고 오늘 비유의 일꾼들은 말합니다그러나 주인은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합니다그것이 하느님이 하시는 일입니다하느님은 밀도가라지도 살리고 자라게 하는 분이십니다가라지가 추수 때뽑혀서 불태워지는 것은 끝까지 가라지로 남았기 때문입니다가라지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땅의 양분을 흡수하여 스스로 살고자랄 궁리만 합니다가라지는 주변의 다른 생명을 위해 전혀 기여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선()과 악()의 차이(差異)입니다밀은 양식이 되어 사람을 살게 합니다. 선은 주변의 생명에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하느님이 선하신 것은 그분이 세상 만물을 존재하게또 성장하고발전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성서는 하느님을 생명이라 부르기도 하고하느님을 아버지 혹은 사랑이라고도 말합니다하느님이 생명을 아끼고돕고성장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이 주신 생존인데주변의 생명들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오히려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을 악()이라고 말합니다오늘 복음의 밀과 가라지는 우리의 생명이 지닌 양면성을 표현합니다우리는 밀과 같이 우리 스스로를 제공하여 주변의 생명을 살리고 또 발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세상에는 자녀들을 낳고, 보살펴 키우며그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부모가 아니면서 인간 생명을 위해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그 반면에가라지와 같이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주변 사람들을 외면하고그들을 돕는 데에 인색하며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과소비하고사람들에게 횡포도 마다하지 않는 생명들입니다하느님이 은혜롭게 뿌리신 생명들입니다밀로 자라서 이웃을 위해 도움이 되게 살라는 우리의 생명입니다요한복음서는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내가 와서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던들 그들에게 죄가 없었을 것입니다.(15,22) 예수님은 스스로를 내어 주고 쏟아서하느님의 생명을 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생활의 한가운데에 미사가 있습니다우리는 미사에 참례합니다미사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은 스스로를 내어주고 쏟은 예수님의 생명입니다우리가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도 그렇게 내어주고 쏟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마음다짐을 하는 것입니다가라지로 살지 않고밀로 살아서 다른 생명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다짐입니다마태오복음서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먹을까 혹은 무엇을 마실까 혹은 무엇을 입을까 하면서 걱정하지 마시오이런 것은 다 이방인들이 힘써 찾는 것입니다.(6,31-32) 먹고마시고입을 것이 풍부하여 보람 있는 우리의 삶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그것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습니다주변의 생명들을 위해 스스로를 내어주고 쏟는 밀이 되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살라고 가르쳤습니다생명을 뿌리고 자라게 하는 하느님의 생명을 사는 것이 하느님의 나라에 사는 것입니다하느님에 대해 배워서 그분이 하시는 일을 실천하며 살라고 예수님은 가르쳤습니다그리스도 신앙은 자기 한 사람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길이 아닙니다아버지의 나라가 오시게 비는 그리스도 신앙인입니다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은 가라지의 안전대책(安全對策)입니다신앙공동체를 위해 봉사한다고 말하면서자기 한 사람 행세하는 길을 찾는 것도 밀로 위장한 가라지의 행태입니다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그분의 생명을 살겠다는 고백입니다예수님은 스스로를 내어주고 쏟으면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라고 가르쳤습니다오늘 복음은 자기 한 사람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길을 찾는 가라지가 되지 말고주변의 생명들을 위해 스스로를 내어주는 좋은 밀이 되어 살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17072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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