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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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5 화/ 사랑으로 마시는 내 고난의 잔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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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7-24 ㅣ No.113425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 20,20-28(17.7.25)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7)





James, son of Zebedee





 

사랑으로 마시는 내 고난의 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 차례나 수난예고를 하셨습니다. 제자의 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부활의 기쁨에 이를 수 있는지 제자교육을 하신 것입니다. 첫 예고 때 베드로는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펄쩍 뛰었지요(마태 16,21). 두 번째 예고 때는 제자들이 하늘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 묻습니다(17,22-23; 18,1).

그런데 세 번째 수난예고가 끝나자마자 제자들은 권력다툼에 몰두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종말에 다시 오시어 다스리실 때 좌우에 앉혀달라고 청합니다. 다른 제자들보다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매번 수난과 저항과 죽음의 길로 가는 예수님의 뜻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하실 때, 회당장의 딸을 소생시켜주실 때, 그리고 타볼 산에서 변모하실 때 함께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으며, 그분의 가르침과 자신을 내어주는 행적을 목격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이 권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다른 열 제자도 그들을 불쾌하게 여깁니다(20,24).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제자직의 본질을 알려주십니다. 원의와 상관없이 제자들도 당신과 함께 고난의 잔을 마실 것이라 하십니다. 고난의 잔을 마신다는 것은 그분 삶의 방식대로 사는 것을 뜻합니다. 그 잔은 남을 섬기기 위해 자신을 낮추어 자신의 목숨까지 내려놓는 잔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생명이 드러나도록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또 살아 있으면서도 늘 예수님 때문에 죽음에 넘겨집니다.”(2코린 4,10-11) 이처럼 고난의 잔을 마신다는 것은 그분께서 겪으셨던 수난과 죽음을 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 권력으로 백성 위에 군림하고 세도를 부리는 이들과 달라야 함을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단과 교회에서는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낮추어 섬겨야 함을 가르치십니다(20,27). 제자직의 본질은 지배가 아니라 섬김에 있고,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데 있다는 것입니다(20,26-28).

제자들의 삶에 온전한 변곡점이 된 것은 예수님의 부활사건이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뒤 야고보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도들은 예수님의 잔을 마십니다. 야고보는 사랑으로 사람들을 섬기다가 42년경 예루살렘에서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예수님의 고난의 잔을 마시고 처형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혹시 죽음 없는 부활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까? 희생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고 천상의 영광만을 바라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내가 마셔야 할 고난의 잔은 일상의 수고, 불편한 사람들과의 관계, 생활고와 육신의 아픔, 불의와 불공평으로 신음하는 세상 등입니다. 바로 가까이 있는 잔부터 마실 줄 알아야겠지요.

오늘도 예수님의 제자답게 사랑과 헌신의 마음으로 고난의 잔을 받아 삼켜야겠습니다. 그렇게 제자직을 살기 위해 교회 안에서는 물론 서로 사이에 지배하려 하지 말고, 서로를 낮추어 섬겨야겠습니다. 예수님처럼 권력이 아닌 사랑의 힘으로, 기꺼이 고난의 잔을 마시는 오늘의 사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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