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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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4 월/ 내가 바쳐야 할 진정한 성전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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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113876




연중 19주 월, 마태 17,22-27(17.8.14)


“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되살아날 것이다.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받는다.”(17,22-23.26)




Payment of the temple tax



 



내가 바쳐야 할 진정한 성전세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향한 출발을 앞두고 모였던 갈릴래아에서 두 번째로 수난 예고를 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그리스도 신앙을 거부하는 사람들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할 것이나, 사흘 만에 일으켜질 것이라는 것입니다(17,22-23). 이에 제자들은 하느님의 눈에 들기 위한 긴 여정을 떠올리며 ‘몹시 슬퍼합니다.’(17,23).

예수님과 제자들은 카파르나움으로 갑니다. 그러자 성전세를 거두는 이들이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바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리스도인이 된 유다인들도 이 성전세를 바쳐야 하는가 하는 데로 이어집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들은 성전의 주인이신 아버지와 주종관계가 아니라 부자관계에 있기에 성전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하십니다(17,26).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는 없으니 세금을 내라 하십니다. 왜냐하면 성전이 파괴되기 ‘이전에’ 그들의 동족들과 불필요한 갈등과 불화를 일으킬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유다인 남자들은 매년 성전세를 내야했고,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선택된 백성의 일원이라는 표시로 성전세 내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이 성전세를 내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에서 제외되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뒤, 유다인들은 성전세 대신 로마에 돈을 바쳐야 했습니다. 로마는 그 돈으로 이교신을 모시는 쥬피터신전을 위해 썼는데, 유다인을 비웃는 행위였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는 유다 통치자들이나 식민통치자인 로마의 압제자들의 강압과 술수에 정복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임을 가르치십니다. 나아가 베드로의 세금까지 해결해 주십니다(17,27).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목숨으로 우리가 내야 할 세금을 내주실 것입니다.

성전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향한 파스카 희생제사로서 성전을 대체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성전세를 바치심으로써 성전은 정화될 것입니다. 세상에 속하지 않으신 예수님께서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의 질서를 받아들이십니다. 세상을 재창조하시려고 세상을 받아들이신 것이지요.

우리가 바쳐야 할 성전세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바로 주님께서 선으로 창조하시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져야 할 성전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헌신하고 투신하는 세상살이 자체가 바로 성전세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바라시는 세금은 정의이신 주님을 위해 투신하고,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여 헌신하는 우리의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렇듯 진정한 성전세는 성전이신 예수님께 나 자신 전부를 바치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주님의 성전이요, 성령의 궁전입니다. 따라서 성전이 성전에 세금을 낼 수는 없지요. 따라서 내야 할 성전세는 '성전다운 성전이 내가 되고 성전다운 세상을 이루는 것'입니다. 곧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진리를 항구히 추구하고, 정의를 위해 투신하는 것이 값진 성전세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며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마음으로 거룩한 공생의 삶을 실현하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바라시는 성전세입니다.

우리 모두 성전다운 성전이 되기 위해,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더 이상 목을 뻣뻣하게 하지 않으며, 사람을 차별대우 하지 않고, 이방인을 사랑해야겠습니다.’(신명 10,16-17.19) “지극히 높으시고 지존하신 주 하느님께 모든 좋은 것을 돌려드리고, 모든 좋은 것이 바로 그분의 것임을 깨달으며, 모든 선에 대해 그분께 감사드리는”(성 프란치스코, 비인준칙 17,17) 오늘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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