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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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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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8-16 ㅣ No.113932

도림동 성당을 방문했었습니다. 성소후원회 모임과 미사에 함께 했습니다. 도림동 성당은 1936년에 설립이 되었으니 8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당의 복도에는 역대 신부님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지역이 재개발 되면서 성당도 아름답게 변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의 사진을 보니 꼭 이어달리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 사진 속의 신부님들 중에는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어느 한 사람의 능력과 재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저의 사진도 두 곳의 본당에 걸려 있을 것입니다.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용도 모르면서, 툭 던지는 말 때문에 공들인 일들이 잘 안되곤 합니다. 당사자는 별 말이 없는데 옆에서 끼어들어서 일을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돌아보니 저도 남의 잔치에 재를 뿌린 적이 있었습니다. 비판과 지적은 정말 신중해야하고, 그럼에도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성격이 다르고, 품성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자란 환경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역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소통하려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틀리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것들은 잘못된 것이고, 고쳐야 하고,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불신과 분노가 생겨나고 분쟁과 갈등이 생겨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승자와 패자의 패러다임을 없애고자 하십니다.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그에게 가서 잘못을 지적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만일 그가 말을 들으면 형제를 얻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하십니다.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주님께서도 함께 있겠다고 말씀하시면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승, 패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모두가 승리하는 ,의 패러다임이라고 하십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고, 틀린 사람을 쫓아내고 격리시키는 것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방법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고,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길을 찾는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입니다. 주님께서는 돌아온 탕자를 용서하시고,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시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도 용서하시고, 자신을 배반한 제자들도 용서하십니다.’ 용서와 포용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것은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으셨지만 서로 다른 다양성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평화입니다. 주님께서는 군사와 권력으로 하나를 만들 수 있었지만 십자가를 통해서 공존을 모색하셨습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나와 같은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同化가 아니었습니다. 나와 다른 것을 없애는 힘의 통일이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입니다. 우리들 역시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입니다. 평화와 공존은 인류 지성이 추구했던 삶의 가치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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