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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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7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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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10-14 ㅣ No.115415

어제는 성소후원회 하루 피정이 있었습니다. 피정을 준비하면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명동성당에서 하려고 장소를 알아보았고,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구의 원로 신부님께서 선종하셨고, 저희가 피정을 하려는 시간에 신부님을 위한 장례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성소국에서는 하루피정이 중요하지만 교구차원에서는 신부님의 장례미사가 더 중요합니다. 피정의 장소를 명동 성당 옆에 있는 계성여고 체육관으로 바꾸면서 새롭게 준비를 하였습니다. 바뀐 장소에서도 좋은 강의를 해 주신 유경촌 주교님과 성소후원회 봉사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사람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다른 대답을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더욱 행복합니다.” 평생 사제로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사셨던 신부님의 장례미사를 위해서 기꺼운 마음으로 양보할 수 있었던 것도 행복입니다. 다행히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기에 감사할 뿐입니다.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공, 재물, 업적, 인간관계, 가족, 건강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것들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아프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것입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 함께 가주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우선순위는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이타적인 삶이었습니다.

 

대전교구에서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를 정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쉬는 교우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라고 하였습니다. 깨어진 독에 물을 부으면 소용이 없는 것처럼 쉬는 교우들이 늘어난다면 교회의 다른 모든 활동 또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것들에 우선순위를 빼앗기는 쉬는 교우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복음의 기쁨으로 우선순위를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성직자들의 쇄신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제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홀로 깨어서 외부의 적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동료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악의 세력으로부터 하느님의 백성들을 보호하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것들로부터 교회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파수꾼은 늘 깨어있어야 하고, 파수꾼은 주변을 감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직접적인 박해는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유혹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제는 그런 유혹들을 먼저 이겨내고, 그런 유혹들이 교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사제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기도는 깊은 샘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기도를 하면 그 샘에서 용기, 위로, 희망, 기쁨, 친절, 사랑의 샘물이 넘쳐납니다. 사제의 생활이 무미건조하고, 기쁨이 없다면, 고독하다면, 짜증과 분노가 생긴다면 그것은 기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재능이 뛰어난 사제도, 강론을 잘 하는 사제도, 지식이 넘치는 사제도 기도의 샘물이 메마르면 넘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세상의 악을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제는 신자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제자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아픈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죄인들, 장애인들은 예수님을 찾았고,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들의 지친 어깨를 감싸 주었고, 그들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사제는 신자들과 함께 특히 외롭고, 가난하고, 아픈 신자들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었듯이,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면서 살았듯이 사제는 겸손한 마음으로 신자들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한다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하면 좋겠습니다.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것을 삶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제들이 더욱 행복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삶으로 드러나는 신앙인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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