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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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토/ 주님께 미친 행복한 사람들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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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8-01-19 ㅣ No.117694




연중 2주 토, 마르 3,20-21(18.1.20)

“예수님의 친척들은 그분이 미쳤다고 생각하였다.”(마르 3,21)










주님께 미친 행복한 사람들

 

예수님께서는 집으로 가시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습니다(3,20). 그분의 새로운 가르침을 듣고, 병을 고치시며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는 능력을 본 이들이 치유와 해방의 샘물을 찾아 몰려든 것입니다. 자신들이 걸어온 길과는 다른 길을 가시는 예수님께로 방향을 튼 것이지요.

한편 예수님의 친척들은 소문을 듣고 미쳤다고 생각하여 그분을 붙잡으러 나섭니다(3,21). '예수님의 친척들'을 직역하면 '그분에게서 오는 이들' 또는 '그분 곁에 있는 이들'입니다. 이 표현은 추종자들, 친구들, 가족들, 친척 등으로 옮길 수 있지요. 그러나 여기서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은 그분을 ‘미쳤다’고 판단하여 붙잡아 데려가려 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이 가는 길에 묶어두려 한 것입니다. '미쳤다'는 말은 '~의 밖에 서다'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정신이 나가 있음을 표현한 고전적 그리스어입니다. 그들 가운데 아무도 열두 제자의 조직에 부름받지 못했지요. 그 결과 친척들은 예수님을 자신들과 무관한 저 밖에 있는 사람, 곧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본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가고 있는 인생길을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여겼음이 분명합니다. 그런 그들의 눈에 고향, 친척, 직업을 저버리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면서(3,20) 세리들, 죄인들과 어울리고 배척받으며 정처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시는 비정상적으로 비친 것입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자신들의 삶과 생각과 행동의 범주 ‘밖에 서있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의 친척들이 정상이라고 여기던 그 길은 실은 선과 생명과 자유와는 거리가 먼 길이었습니다. 그 들은 자기중심적이고 탐욕적이며 심지어 하느님과 무관한 그런 길로 역주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은 자신들이 제정신이 아니면서 정상이라고 착각하면서 말입니다.

생명과 자유의 길이신 예수님께서는 역주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유턴하도록 초대하러 오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사람들이 정상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그 길에서 벗어나 창조 때의 생명의 숨결과 영 안에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제정신을 차리고 자유와 참생명과 기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십자가를 지고 '미친듯' 걸어가신 것이지요.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는 세상의 강력한 도전과 유혹 속에 살아갑니다. 주님의 영과 복음가치를 추구하는 우리는 오해받고 미쳤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요.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원한 생명과 자유와 기쁨을 모르고 원하지도 않는 이들의 눈에 우리의 말과 생각과 행동은 죄다 미친짓으로 보일 테지요. 그럼에도 하느님께 미친 우리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예수님의 생활방식에 따라 선을 추구하고 남을 위해 헌신하며 함께 불의에 맞서며 해방의 길에 투신해야겠습니다.

하느님을 잊고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세속의 가치와 인연, 고정관념과 편견, 하찮은 판단의 잣대와 굳어진 사고의 틀과 묵은 습관에서 벗어나, 주님께 미쳐 생명을 호흡하는 행복한 우리이길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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