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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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내 현실이 광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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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8-02-18 ㅣ No.118396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내 현실이 광야다"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설명절을 즐겁게 잘 지내셨습니까?

이번 설명절엔 가족들과의

만남과 동계 올림픽이 겹쳐서

얘깃거리가 참 풍성합니다.

지금도 Tv에서는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 중계가 끝났습니다.

최민정 선수가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겨줬습니다.

저는 과달루페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걸린 감기를 아직

떨쳐버리지 못하고 잡혀서

헤매고 있어요.

형제 자매님,

오늘은 사순제1주일입니다.

오늘 전례의 제1독서는

노아의 홍수 뒷얘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정화시키기

위해서 홍수를 내리셨는데

다시는 홍수로 살덩어리들을

멸망시키지 않으시고

홍수로 땅을 파멸시키지

않으시겠다고 약속을 해주십니다.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약속을 드려서 얻어낸 말씀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 그렇게

약속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징표로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두셨습니다.

유혹에 넘어가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 타락한 인간들은

홍수로 멸망했지만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러

주님의 눈에 든 노아

(창세 6,8 참조)

하느님으로부터 사랑의

약속을 얻었습니다.

여름에 소나기가 오고 난 후에

하늘에 곱게 펼쳐진

무지개를 보면서

참 신기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기억납니다.

주로 비가 온 후에 나타나는

무지개를 보면서

이스라엘 사람들도 신기하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게 뭘까?’

왜 생기는 거지?’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전해 들었던

노아의 홍수이야기를 떠올리고

소나기가 그친 것과 홍수가

끝난 것을 연결시키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계약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지개를 바라볼 때마다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노아의 홍수 이야기에서도

드러나듯이,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멸망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 사랑 안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십니다.

그것은 오늘 복음에서

더 뚜렷이 드러납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시기에

당신의 약속(계약)을 꼭 지키시지만

늘 여러 가지 유혹에 넘어가서

하느님과의 계약에 충실하지 못한

인간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인간들이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당신이 직접 사람이 되어오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광야로 가셔서

40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아주 간단하게 전합니다.

마태오나 루카가 전하는 유혹의

내용은 전혀 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짧은 오늘의 복음이

더 많은 유혹을 얘기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마르코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단순히 세 가지 유혹만 받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받을 수 있는 유혹을

다 받으셨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광야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입니다.

요즘 여행을 하면서 하룻밤을 광야에서

머무는 것은 상당히 낭만적입니다.

머리 위에서 곧 쏟아질듯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는 것은

꿈속에 머무는 것처럼 멋진 일이니까요.

그러나 광야엔 물도 없고 나무도 없습니다.

당연히 먹을 것도 없습니다.

사흘을 굶으면 양반도 남의 집

담을 넘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실 물조차 없습니다.

가장 큰 유혹은 그 광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광야에서 벗어나면 지금 겪는 모든

어려움이 해결 될 것이니까요.

그러나 예수님은 광야로부터 도망치지

않으시고 40일 동안 유혹을 받으시고

그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을까요?

오늘 미사 중의 감사송이

그 대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 시기 재계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

이로써 저희는 새로운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마침내 영원한 파스카 잔치에

이르게 되나이다.”

형제 자매님,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가장 힘든 상황에서 받는 유혹은

내가 사라져버릴까?’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이런 유혹을 받을 수 있고

또 그런 유혹에 넘어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살은 하지 않아도 멀리 도피해버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우리들을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사십일 동안 꿋꿋하게

광야에서 유혹을 이겨내신 것입니다.

광야는 유혹의 장소이지만 또한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인간은 하느님께

온전히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유혹이 우리를

괴롭히는 이 세상,

오늘의 현실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오늘

나의 광야인 것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유혹들을 잘 물리치면서

온전히 하느님께 매달린다면

분명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 생활을 마치시고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이 선포를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이제는 그것(홍수)이 가리키는

본형인 세례가 여러분을 구원합니다.”

라고 우리를 격려합니다.

형제 자매님,

사순 시기는 내가 받은 세례를 기억하면서

내가 하느님의 사랑을 얼마나 느끼고

그분의 사랑 안에 얼마나 잘 머물러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복된 시기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하느님 사랑 안에

잘 머물러 있도록 내가 세례 때

하느님께 드린 약속을 새롭게 기억하면서

그 약속을 잘 지키도록 노력합시다.

분명 행복해질 것입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 캠퍼스에서)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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