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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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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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3-18 ㅣ No.119067

전주의 치명자 산 성지엘 다녀왔습니다. 성지를 담당하는 신부님께서는 참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종철 요한과 이순이 누갈다 동정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발행하였고, 부부의 글을 담아서 십자가의 길 기도문을 만들었습니다. 순례자들이 함께 미사에 참례할 장막성전을 만들었습니다. 시와 협의를 해서 순례자를 위한 피정 센터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성지 순례를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순교자들의 영성과 삶을 기억하는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매월 첫 월요일에는 피정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면 저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신부님의 헌신과 노력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생각합니다.

 

신학생들과 면담을 하면서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나환자들의 일그러진 발에 맞추어 신발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전쟁으로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아이들을 위해서 악기를 준비해주었고, 학생들로 구성된 연주단을 만들었습니다. 신부님의 헌신과 사랑은 공동체에 희망과 꿈을 주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열매를 보지 못하고,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신부님의 꿈과 사랑은 영상으로 만들어졌고, 많은 젊은이들이 사제성소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는 것 같았지만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신부님의 삶은 많은 신학생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것처럼 사제들의 말과 행동이 공동체에 큰 실망을 주기도 합니다. 아픔과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땅에 떨어져 죽는 한 알의 밀알이 되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섬기는 삶을 살지 않고, 섬김을 받는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율법과 계명을 지키라고 말을 하면서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바쳐서 순교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하늘에서 보시면 참으로 안타까워하실 것입니다. 조선팔도를 다니시면서 복음을 전하신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 하늘에서 보시면 눈물을 흘리실 것 같습니다.

 

올해로 10주기를 맞이하는 선우경식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병원인 요셉의원을 설립하였습니다. 선생님은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지만 선생님의 뜻을 따르는 많은 의사들이 요셉의원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요셉의원은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사랑은 외국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교회가 2000년 동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은 웅장한 건축물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잘 조직된 교계제도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꺼이 땅에 떨어져서 죽어가는 참된 신앙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꾸만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을 능숙하게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아이도 없습니다. 수천 번 수만 번 되풀이하기 때문에 아이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물며 주님을 따르는 삶,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삶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태산이 높다고 해서 오르지 않고 산만 탓한다면 그것 또한 현명한 태도가 아닙니다. 누구나 이태석 신부님처럼 타인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이가 오웅진 신부님처럼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은총이라면서 꽃동네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한걸음입니다. 지금 내가 내딛는 한 걸음이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도 하늘의 성인과 성녀들처럼 그렇게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봄이 오면 대지가 살아나듯이, 꽃이 피어나듯이, 우리들의 마음에 새로운 법을 심어 얼마 남지 않은 사순시기에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도록 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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