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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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부르심에 응답하십시오. -반영억 라파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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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8-04-22 ㅣ No.119919

 

반신부의 복음 묵상
 

 


 

 

 

 

 

 

 

 

 

부활4주일 (성소주일) (요한10,11-18)

  

  

부르심에 응답하시오

  

  

찬미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시고 우리는 양입니다. 그리고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 놓습니다. 스스로 내놓는 것입니다. 양들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사랑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은총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성소(聖召)라고 합니다. 그런데 부르심 중에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하느님자녀에로의 부름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소’ 하면 성직자나 수도자의 부름만을 생각하는데 사실은 성직자, 수도자 이전에 세례를 받아야 하고 세례이전에 사람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기뻐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기 부름 받은 대로 그 부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살아야 합니다. 성직자는 성직자로서, 수도자는 수도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고 결혼에로 부름 받은 사람은 혼인 안에서 가정을 꾸리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성소는 더 높고 낮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목자이신 예수님처럼 양들을 알고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어떻게 하면 이웃을 위한 희생, 봉사에 한 몫을 다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부름입니다. 그렇게 할 때 그 양도 목자를 알게 되고 또 그의 음성에 기쁘게 달려들 수 있을 것입니다. 목소리를 들었을 때 반가워야지 부담스러우면 안 되겠습니다. 부담스러우면 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왕이면 반가운 목소리, 기다려지는 음성이 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아시는 만큼, 나도 주님을 알기에 노력해야겠습니다. 내가 주님을 모르면 그의 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정 안에서, 또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를 알고 서로의 음성에 귀 기울여 주는 넉넉함이 그 구성원임을 확인해 줍니다. 한 주간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주님을 생각하면서 이웃을 위한 희생 봉헌의 삶을 새롭게 하시길 바랍니다. 희생은 자기 자신의 자발적인 봉헌을 말합니다. 교회의 봉사이든 이웃에게 하는 모든 행위는 억지로 한다면 무엇인가 어긋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성직자, 수도자들이 많이 나와야 영적 풍요로움에 도움이 되느니만큼 특별성소의 부름에 응답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누가 신학교 입학의 동기를 물으면 ‘오기(傲氣)로 갔다고 말합니다. 어머니께 지나가는 말로 “신학교 갈까?” 하고 던져놓은 것이 어머니에게는 큰 고민이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저에게 표현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느 날 버스터미널에서 친구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는데 대뜸 “너 신학교 가야 되겠니? 신부 되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께 효도 해야지. 어머니께서 걱정하신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 어머니 하고 제 어머니하고 그러셨답니다. ‘사위 삼았으면 좋겠다.’‘며느리 삼았으면 좋겠다.’실은 그 여자 친구보다 더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어째든 그 말씀을 듣고 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이제 ‘신학교 갈까?’가 아니라 “어머니, 저 신학교 가겠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반대가 시작되어 “신학교 가면 학비는 물론 용돈도 주지 않을 것이고 너와 나는 끝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기가 생겨서 “그래도 갑니다.” 하고 버텼습니다. 그때 후원자가 생겼습니다. 바로 손위 누나가 공무원 이었는데 학비를 마련해주겠다고 제 편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때 누나가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였던 것은 아니었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하느님의 안배였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 원서를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본당신부님께서 추천서를 써 주실까? 실은 본당을 떠나 공부하였기 때문에 신부님을 잘 몰랐습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어쩌나?

  

 

그런 가운데 시골 공소를 방문하신 테오필라 수녀님께서 어머님께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러니 힘들게 하지 말고 기쁘게 보내라” 이 말씀에 어머니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신학교 입학할 때는 학비도 살림살이도 모든 것을 어머니께서 준비해 주셨습니다.

  

  

신학생 신분으로 있을 때 여자에게 전화만 오면 걱정하시고 신부가 되어서도 자나 깨나 걱정이십니다. 이놈이 끝까지 잘 살아야 할 텐데….그러면서 지금도 매일 기도하십니다. 가끔 집에 들를 때가 있는데 어머니의 모습을 봅니다. 어머니께서 기도하시면서 꼬박 꼬박 졸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묵주기도 한번을 몇 시간을 걸려 하시는 줄 모르겠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도 나오고…… 그냥 주무시라고 해도 상관하지 말래요. 당신이 할 것은 다해야 한답니다. 졸음을 지적하니 자존심이 상하셨나 봅니다. 그래도 이런 어머니의 기도가 저를 여전히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자동차 옆자리에 여자 신자 분이 앉으신 것을 보고는 ‘보기 좋지 않다’. ‘뒤를 돌아다 보지마라’고 편지를 쓰셨습니다. 미국 교포사목 중에도 한번 편지를 받았는데 ‘공부할 때 용돈을 제대로 주지 못한 게 가슴이 아프고, 신학교 간다 할 때 반대 한 것이 안타깝고 면목이 없다’고 쓰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신부님 생각하면 한없이 기쁘다. 앞날을 보고 사는 것이 인생이니까 어려움을 잘 견뎌라. 어미 생각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째든 하느님의 부르심은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옆에서 잘 부추겨 줘야 하고, 어떤 사람은 오기가 생기도록 해 주어야 하고요. 사실 ‘제가 신학교 갈까?’ 하고 얘기한 것도 시골 공소 회장님이 “너는 신부가 됐으면 좋겠다.” 는 말씀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시골 공소에서 어울리는 네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하나는 시집가고 하나는 수녀가 되고 둘은 신부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부르심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한마디 말이 귀한 열매가 맺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응답은 나의 몫입니다. 하느님은 부르시고 나의 협력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특별히 젊은이들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은총을 입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참된 목자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생각하며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기꺼이 선택하는 응답을 하시기 바랍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이해타산으로 썩어가는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희생으로 헌신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줍니다. 세상에 빛이 될 수 있는 성소자발굴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물질적인 후원에도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성경에 보면 하느님께 바치는 제물은 항상 제일 좋은 것을 드렸습니다. 그것이 하느님께로 향하는 인간의 정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도구가 될 사제나 수도자도 자식 중에 제일 나은 자녀를 선택해 주시도록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성직자, 수도자의 길이 성스럽고 존경스럽다고 하면서도 자녀를 봉헌하시라고 하면 얼굴색이 확 변하는 분도 계십니다. 성직자, 수도자가 좋긴 좋은데 내 자식은 말고 다른 자식 중에서 나오길 바랍니다. 그런 생각을 거두시고 내 가정에서 성직자, 수도자가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하길 희망합니다. 성소는 본인과 그 가정, 이웃에게도 하느님의 최고의 선물입니다. 더 많은 젊은이가 하느님의 선물을 감사하고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베네딕도16세 교황님께서는 "성소는 하느님 사랑의 선물이며, 우리는 이 하느님 사랑에 삶을 열어젖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처럼 자신을 내어주는 온전한 자기 헌신을 할 때 성소가 자랄 수 있다."하시며 "기도하고 하느님 말씀을 열심히 읽고, 성찬례에 자주 참례할 때 우리는 이웃안에서 주님이신 그리스도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하시며 말씀에 대한 사랑과 미사참례를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가정은 하느님 나라에 봉헌된 생활을 위한 성소의 일차적이고 가장 훌륭한 못자리"(가정공동쳬 50항)라고 말씀하시며 "젊은이들이 가정 안에서 사제직과 봉헌생활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성소, 거룩한부름의 주체요, 협력자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든 성소의 모범이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주님의 부르심에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fiat)라고 대답하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이끄십니다. 믿음에서 나오는 커다란 용기로 마리아께서는 당신 자신을 내려놓으시고 당신 삶의 계획을 하느님께 온전히 내어맡기는 기쁨의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우리 모두 마리아께로 향하여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마련하신 계획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며 서둘러 길을 떠나 다른 이들을 찾아 가려는 바람을 키웁시다(루카 1,39 참조).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 모두를 보호하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간구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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