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5.25."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스크랩 인쇄

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8-05-25 ㅣ No.120697

 

 

마르 10,1-12(연중 7주 금)

 

어제 <복음>은 가파르나움에서 벌어졌던 일이었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그곳을 떠나 유다지방과 요르단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군중들이 다시 모여들었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결혼에 대한 진정한 깨우침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혼해도 된다.’하면 음란과 방종으로 몰아붙이고, ‘안 된다.’하면 <신명기> 241절의 말씀을 들어 반박할 심사였을 것입니다.(신명 24,1: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맞아들여 혼인하였는데, 그 여자가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이혼증서를 써서 손에 쥐어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10,3)고 되물으시고, 그들이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하고 대답하자,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마르 10,5)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이혼을 허락해준 이유가 이혼이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완고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모세가 그렇게 한 것은 여성이 이혼장이라는 서류도 없이 버림을 받게 될 경우, 여성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 다른 남자와 함께 생활하다 붙잡히게 되면 간통죄로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당시의 유대인들은 아내의 사소한 일을 꼬투리로 잡아 이혼하는 일이 많아 사회적 문제꺼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이혼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10,9)는 창조 때의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예수님께서 <창세기> 말씀을 인용하여 답하신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마르 10,7)는 말씀을 교부들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를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로운 관계로, 나아가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로까지 해석해 왔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이사야서>에서는 이렇게 표현해줍니다.

정녕, 총각이 처녀와 혼인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하여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하여 기뻐하시리라.”(이사 62,5)

 

이처럼, 하느님은 영원에서부터 인간의 신랑이시고, 인간은 하느님의 신부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과 인간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한 몸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교회의 일원이 되는 세례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남편으로 맞이하는 혼인성사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과의 이 깊은 관계가 우리를 가장 품위 있는 존재로 부각시켜줍니다.

그런데, 결혼이란 한 몸, 곧 일치의 상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일치를 이루기 위한 조건적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일치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소명이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이라고 번역한 짝 지우다라는 단어의 원래 뜻이 함께 멍에를 매다라는 뜻이 듯이, 결혼은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일치를 향한 공동의 운명을 지니고 함께 협력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함께 그리스도의 멍에를 매고’ ‘하나 됨에로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572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