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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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童心의 회복 -회개와 시편영성의 생활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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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8-05-26 ㅣ No.120713



2018.5.26. 토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야고5,13-20 마르10,13-16


 

동심童心의 회복

-회개와 시편영성의 생활화-



‘동심의 회복’,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동심의 회복에 동안童顏입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받고 싶습니까? 어린들과 같은 사람들이 되십시오.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듯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시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 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어린이는 무죄와 순수의 상징이 아니라 순종과 순응의 상징입니다. 작고 가난하나 개방적이고 수용적이고 유연한 사람을 상징합니다. 행복선언에 나오는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과 같은 계열에 속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예수님은 이런 이들을 사랑하셨고 이런 이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약속하셨습니다.


주목할 말마디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설교 주제도 하느님의 나라였고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할 때 첫 일성도 하느님의 나라였습니다. 예수님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이 하느님의 나라였고 주님을 믿는 우리들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 역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강론을 준비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까맣게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과 직결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바로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 될 때 오늘 지금 여기서 앞당겨 체험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결코 죽어가 가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야 할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나라를 살 수 있을까요? 

역시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 될 수 있을까요?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서입니다. 회개가 답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나라를 살 수 있습니다.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실현시켜 주는 것이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끊임없는 회개를 이루어 주며 언제나 어린이와 같은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합니다. 바로 제1독서 야고보 사도가 답을 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찬양 노래를 부르십시오. 여러분 가운데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들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


야고보 사도가 특히 강조하는 바 기도입니다. 야고보 사도의 권고는 그대로 시편영성과 일치합니다. 신자는 이런저런 모든 상황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며 영육간의 모든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그분과 나누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은 시편영성과 동일한 신앙인들의 태도입니다. 사실 13절의 ‘찬양 노래를 부르십시오’는 ‘시편을 부르십시오.’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 되는 데, 동심의 회복에 시편영성의 생활화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흡사 시편전례기도가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배열된 수도원의 일과표가 참 좋은 ‘회개의 시스템’처럼 느껴집니다. 수도원과 같은 일과표의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각자 삶의 자리에서 자주 시편을 노래할 수 있다면 회개를 통한 동심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정자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예화가 생각납니다. ‘내 인생을 일년사계로 압축하면 어는 계절에 와 있겠는가?’하는 것입니다. ‘비록 육신의 나이는 가을인생이나 겨울인생에 와 있을지라도 회개를 통해 늘 동심童心을 유지한다면 영혼은 늘 신록의 봄을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바로 오늘 기념하는 필립보 사제가 늘 신록의 봄을 살았던 성인이었습니다. 


1515년에 태어난 성인은 이미 생전에 로마 신자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며 따르는 인물이었고, 뛰어난 영적 유머 감각을 지닌 성인이었습니다. 고위 성직을 내리려는 교황의 뜻도 완곡히 사양하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다가 1595년 5월25일 모인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십자가로 강복한 후 선종하셨다 합니다. 참으로 성인들은 하느님께서 인류에 주신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임을 깨닫습니다. 성인들이 계시기에 살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필립보 네리 성인의 영성에 대해 오라토리오회 회원이기도 한 현대의 저명한 신학자 영성학자 루이부이에는 ‘그처럼 큰 초자연적 은총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신비적 체험을 일상의 상식과 결합시킨 성인은 거의 없다’고 요약합니다. '기쁨의 성인saint of joy'이라 불린 필립보 네리 성인의 ‘기쁨 없는 덕은 참된 덕이 아닙니다.’라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 동심을 회복시켜 주시어 어린이와 같은 사람, 신록의 영혼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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