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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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삼위일체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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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8-05-26 ㅣ No.120729






2018년 나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 증후군>



복음: 마태오 26,16-20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오래 전 시외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로 그것은 불과 10여 분 안팎의 일이었습니다. 만원버스도 아니었고 정류장마다 멈추는 시간이 그리 철저히 지켜지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엔진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 중 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말 했습니다

저기 웬 할머니가 오십니다.”

버스 기사가 바라보니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 머리에 인 채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요?” “다음 버스 타라고 하세요.”

버스에 타고 있던 어떤 승객이 바쁘다면서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버스 기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가시지요?”

승객은 할 말을 잃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창가에 앉았던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승객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버스 밖으로 모아졌습니다. 머리 위의 짐을 받아든 청년은 할머니의 손을 부축하여 잰걸음으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와 청년이 버스에 오르는 순간 승객 중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마치 전염된 듯 너나없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 할머니는 버스 기사의 어머니도 청년의 어머니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병에 걸리면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은 둘을 하나로 묶어줍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받아본 사람은 같은 증상에 시달립니다. 바로 삼위일체 증후군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으셨습니다. 그 사랑은 워낙 커서 생명을 바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그 아버지의 사랑을 위해 무언가 해 드리고 싶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이미 성령이 되시어 아드님 안에 사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아드님께 주시는 생명의 피가 곧 성령이시고 그 성령을 받으신 예수님 안에 아버지가 사시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어머니가 생명을 바쳐 키워주셨지만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 상태와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을 위해 생명을 바쳐 가난해지고 늙고 병들고 힘없어진 모든 이들이 어머니께 보답해드리기 위한 또 다른 어머니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수님도 당신 아버지가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으셔서 가진 것이 없이 되었기 때문에 정말 가진 것이 없는 우리 인간들을 당신 아버지께 보답해 드리기 위한 대상으로 보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당신 성령인 피를 되돌려드리는 대신 인간을 위해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것이 곧 아버지께 당신 성령을 되돌려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삼위일체 사랑을 받으면 그 주신 분께 보답하기 위해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그 받은 사랑을 내어주게 되는데 이것이 삼위일체 증후군입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이 그리스도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혼자만 잘 먹고 잘 산다면 그 사람은 삼위일체 사랑의 병에 걸린 것이 아닙니다.

 

뽀빠이 이상용 씨가 진행했던 방송은 우정의 무대. 그리고 시간은 흘러 하이라이트인 그리운 어머니 시간이 되면 엄마가 보고플 때....” 하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무대의 중앙에서 뽀빠이 아저씨가 무대 뒤의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머니 어디에서 오셨어요.”

, 저는 아들 보러 강원도에서 왔어요.”

특유의 이북발음이 섞인 강원도 사투리가 구수합니다.

뽀빠이 아저씨는 연병장의 장병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합니다.

저 무대 뒤의 분이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대 위로 빨리 올라오세요.”

그러자 수많은 장병들이 무대 위로 뛰어오릅니다. 그러면 한쪽으로 물러있던 뽀빠이 아저씨는 장병들의 곁으로 와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뒤에 있는 분이 어머니 맞습니까?”

! 저의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어찌 자식이 어머님의 음성을 듣고 모르겠습니까? 저의 어머님이 확실합니다.”

고향이 어디예요?”

, 저는 서울입니다.”

예끼, 이 사람아! 어머니는 강원도에서 오셨는데, !”

그러며 내려 보냅니다. 그 장병은 쭈뼛쭈뼛하며 무대 아래로 내려서고 장병들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여러 사람이 다 이런 식입니다. 뽀빠이 아저씨는 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 어머니는 한분인데 서로 자식이라니...”

뽀빠이 아저씨는 가슴의 이름을 보고 그래 김 일병도 뒤의 분이 어머니가 확실합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김 일병이 대답합니다.

아닙니다. 뒤에 계신 분은 저의 어머니가 확실히 아니십니다.”

아닌데 왜 올라왔어요?”

저의 어머니는 제가 군에 오기 일주일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하늘나라에 계신 저희 어머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올라왔습니다. 어머님, 이 막내아들은 형님들이 잘 보살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막내 군 생활...(눈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마시고 편안히 계십시오. 충성!”

그러자 약속한 듯이 모든 장병들이 모두 일어나 함께 하늘을 향하여 인사를 합니다.

충성!”

 

이것이 삼위일체 증후군입니다.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모든 어머니가 다 내 어머니가 됩니다. 이 병에 걸리면 심각해집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그렇게 손발이 부르트셨던 것처럼 나는 또 다른 어머니들을 위해 손발이 부르트기 때문입니다.

성녀 마더 데레사는 역에 누워있던 한 걸인이 목마르다!”라고 한 신음소리를 듣고 가난한 이들을 모두 예수님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위일체는 아드님께서 아버지와 성령을 통하여 한 몸을 이루어 당신도 하느님이 되시는 신비입니다. 이 신비가 성령을 통하여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룸으로써 완성됩니다. 그런데 아드님은 아버지께 대한 사랑을 우리를 당신 아버지처럼 대하심으로써 삼위일체를 이루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처럼 대함으로써 그분과 삼위일체를 이루게 됩니다.

삼위일체가 구원이라면 그리스도와의 삼위일체를 위해 이웃을 그리스도처럼 사랑하는 방법 외에는 구원의 길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삼위일체 증후군으로 살아간다면 그 곳이 곧 하늘나라가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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