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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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멘토가 있어야 할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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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8-06-23 ㅣ No.121387

 




2018년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멘토가 있어야 할 자리>



   복음:  루카 1, 57-66.80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1661)


 

    

부모가 돈을 좋아하고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아이들을 신앙심이 깊게 키울 수 있을까요? 그러기 힘듭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사랑을 주는 부모를 닮으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모기이면 자녀들도 모기처럼 남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되고 부모가 예수면 자녀들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됩니다. 세상에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다면 그만큼 그들을 그렇게 키운 이기적인 부모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는 사제도 마찬가지고 수도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삶은 그렇지 않으면서 강론만 잘 한다고 신자들이 변할 수 있을까요? 자신과 닮은 신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닮아가는 모델이 됩니다. 그들을 위한 책임은 그들이 닮아도 좋은 사람으로 머무는 일입니다.

 

클린은 마약과 폭력에 찌든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녀에겐 남동생이 2명 더 있었지만 부모는 자녀들의 끼니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편의점에 가서 빵을 훔쳐 먹기까지 합니다.

클린이 9살이 되었을 때 경찰관 한 명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그녀의 집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때마다 클린은 경찰관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습니다. 클린은 말합니다.

이름도 모르던 그 경찰관은 제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어른이었어요.”

하루는 경찰관이 클린에게 말을 걸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영웅 팔찌를 보여주면서.

클린, 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아저씨가 항상 옆에 있어줄게. 약속해. 나의 영웅이 내게 그래줬듯이.”

클린은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경찰 아저씨의 말을 마음에 간직했습니다.

아저씨! 나도 나중에 아저씨처럼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거예요. 약속!”

그런데 어느 날 소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잘못된 걸 느끼고 당장 그녀의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잠시 뒤, 경찰은 거실에 쓰러져있는 클린을 발견합니다. 그녀는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경찰관은 당장 아이를 가슴에 안고 미친 듯이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아이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의료진이 서둘러 조치를 취하였고 다행히 클린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는 경찰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클린이 영양실조로 죽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후로도 클린과 경찰관은 친한 사이로 지냈습니다. 그러나 클린은 곧 텍사스로 이사를 갔고 둘의 연락도 끊겼습니다.

20년 뒤, 클린은 당시를 회상하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한 경찰이 이 글을 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프였고, 그는 20년 만에 클린과 재회합니다.

클린은 어렸을 때, “남을 돕겠다.”는 제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찰관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녀는 제프처럼 영웅 팔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그곳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습니다.

제프 콜빈 경사, “(나의) 진정한 영웅

 

누구나 닮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닮고 싶어서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닮으려는 사람이 있어야만 성장합니다. 클린에게도 경찰관 아저씨가 없었다면 부모처럼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중독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미국엔 영웅 팔찌란 것이 있나봅니다. 자신의 영웅의 이름을 새겨 팔에 차고 다니면서 언제나 닮으려고 노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영웅은 자신이 닮고 싶은 대상이고 지금 말로는 롤 모델이나 멘토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나무가 성장하지 않으면 죽은 것처럼 누군가를 닮아가지 않아도 죽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멘토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질 수도 있습니다.

위플래쉬’(2014)란 영화는 위대한 드러머를 꿈꾸는 한 청년과 플렛처라는 또 한 명의 미치광이 지휘자에 관한 내용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쓸 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

플렛처는 위대한 연주가들을 많이도 탄생시키는 선생님이지만 지나칠 정도로 훈련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학생들의 발전만을 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좋은 밴드를 만들어 자신이 영광을 차지하기 위함입니다.

플렛처가 지휘하는 밴드는 그야말로 무한경쟁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드러머도 세 명씩이나 되어 미친 듯이 노력하지 않으면 악보나 넘겨주어야하는 보조로 바로 떨어져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주인공 앤드류는 여자 친구까지 버려야 하는 처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미쳐야만 잔류가 가능한 그 밴드를 위해 사랑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플렛처는 사고 때문에 공연에 늦게 나타난 앤드류를 내쫓습니다. 애인과 심지어는 가족, 친구들까지 포기하고 그 선생의 말만 따라 손에 피가 나도록 드럼을 두드렸는데도 버려진 것입니다.

 

플렛처와 같은 선생님을 따른다면 이용당할 대로 당하고 버림받게 됩니다. 이런 사람을 멘토로 가지면 안 되는데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세상에 속해있다는 것입니다.

경쟁은 세상의 무기입니다. 경쟁은 사람들을 지옥으로 만듭니다. 경쟁시키는 멘토는 빨리 버리는 게 좋습니다. 경쟁시키는 그 사람 자체가 세상에 속한 사람이고 세상에 속한 사람은 모기처럼 남을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부모가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긴다면 부모도 플렛처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나라는 그 나라의 발전만을 위해 국민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잘못된 교육체계나 욕심 많은 어른들을 따르다보면 히틀러와 같은 또 다른 괴물이 탄생하게 되고 또 그런 괴물을 따르는 나라가 탄생됩니다.

세상과 반대되는 개념이 광야입니다. 광야에서는 경쟁이 있을 수 없습니다. 멀리 뛰어봐야 사막입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섭리에만 의존해야 하는 곳입니다. 클린을 경찰관으로 만들었던 제프 경사는 광야의 멘토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이용할 사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런 멘토가 결국 자신을 따르는 이도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자리로 타인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멸망이고 세상에서 벗어나야 구원이 있습니다. 구원의 기준은 사랑인데 세상은 사랑과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모기가 사는 곳이 세상이고 도시입니다. 모기가 사랑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세상의 원리, 즉 교만이나 명예, 쾌락이나 편안함, 돈이나 영화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멘토의 역할을 해 주어야합니다. 세상 것들을 원하면 예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이기신 분이고 세상 반대편에 서 계십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사람들의 시선을 세상 것에서 하느님의 것으로 옮겨주는 멘토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례자 요한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는 도시가 아닌 광야에서 자라고 광야에서 살고 광야로 나오라고 외칩니다. 세상 경쟁에서 벗어나라고 외칩니다. 그래야만 광야 저쪽에서 오시는 그리스도를 만나 영원한 생명을 갖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많은 이들의 멘토였는데, 특별히 세상 경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이들의 멘토였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멘토로 삼아 닮아왔고, 또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 멘토인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내가 광야에 있지 않고 도시에 있는 사람이라면 나를 멘토로 삼는 사람 또한 도시에 머물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만이 그리스도로 인도할 수 있었듯이, 그렇게 사는 사람만이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나를 세속으로 이끄는지, 세속에서 벗어나도록 이끄는지 잘 분별해야만 합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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