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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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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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3-18 ㅣ No.128342

 

지난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피정을 마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묵주와 묵주 주머니가 없었습니다. 묵주를 찾고 있는데 스마트 폰도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묵주는 15년 동안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녀님께서 제게 주신 묵주였습니다. 스마트 폰이 없는 것이 생각나면서 묵주를 찾으려는 마음보다는 스마트 폰을 찾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스마트 폰에 여러 정보가 있고, 스마트 폰이 없으면 생활에 불편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묵주기도를 하는 시간보다 스마트 폰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묵주와 스마트 폰은 피정하던 방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묵주를 찾은 것도 기뻤지만 스마트 폰을 찾은 것이 더 기뻤습니다.

 

저를 위해서 늘 기도해 주시는 작은 아버님이 며칠 전에 보내준 문자가 생각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을 비판하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힘들 때 포기하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힘들 때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에 딱 들어맞는 것은, 열쇠와 자물쇠밖에 없습니다. 서로 조금씩 맞추며 사는 것이, 가장 쉬운 일입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무거운 짐입니다. 악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살아서 선을 볼 수 없습니다. 성난 말에 성난 말로 대꾸하지 마십시오. 말다툼은 언제나 두 번째의 성난 말에서 비롯됩니다. 의인 이란 향나무처럼 자기를 찍는 도끼에도 향을 뿜는 사람입니다.” 신앙에서는 15년 동안 함께 했던 묵주가 더 소중한 것입니다. 제가 힘들 때 저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스마트 폰이 더 중요했습니다. 세상과 연결해 주는 통로였고, 이웃과 연결해 주는 통로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비움을 이야기 합니다.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으면 사람이 보인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럼에도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 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 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나옹 선사의 가르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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