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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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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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3-19 ㅣ No.128364

오늘은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분들 모두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의 아버님은 8년 전에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말씀을 많이 하시지는 않았지만, 말씀에는 언제나 힘이 있었습니다. 물질적인 재물을 남겨 주시지는 않았지만, 제게는 언제나 높은 산과 같은 분입니다. 언제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책을 가까이하셨습니다. 제가 사제가 되는 날에는 손수 붓으로 쓰신 족자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면 아버님께서 써주신 저의 서품 성구를 보곤 합니다. 제게 신앙을 물려주신 아버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아버님과 함께했던 추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본당 신부로 갔던 곳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위해서 3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아버님은 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면 가끔 성당으로 오셨습니다. 성당에 오시면 어르신 복사단을 만들어 주셨고, 어르신들에게 복사하는 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하루는 아버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당 담에 있는 은행나무 가지를 잘라야 합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기에 왜 그래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담벼락 바깥으로 나간 가지가 바람에 부러지거나, 태풍에 부러질 수 있고, 그러다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성당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가을에 은행을 털어서 먹을 생각을 하였는데 아버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담벼락 밖으로 나간 가지를 잘랐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수녀원 마당에 꽃을 심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기에 왜 그래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수녀원 마당에 꽃이 있으면 수녀님께서 꽃을 볼 것이고, 꽃을 보는 수녀님이 기분이 좋을 것이고 그러면 신자들에게 더 잘하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수녀원 마당에 부추를 심어서 먹을 생각을 하였는데 아버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수녀원 마당에 꽃을 심었습니다. 예쁜 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자렛의 성가정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적이 있습니다. 제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셉 성인께서 어린 예수님의 손을 잡고 있던 제의였습니다. 어린 예수님께 요셉 성인은 어쩌면 높은 산과 같았을 것입니다. 사랑을 주셨고, 손을 잡아 주셨고, 많은 것을 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힘들고 어려울 때면 요셉 성인을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요셉 성인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약혼한 마리아가 임신한 것을 알았을 때, 화가 날 수도 있었지만, 조용히 파혼하려고 하였습니다. 그가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리아가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멸시를 받지 않도록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요셉은 충분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셉의 행동에 대해서 비난할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꿈에 천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법대로 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마리아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요셉 성인은 이제 법대로 살기보다는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로 하였습니다.

 

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시지 말고, 내일 내릴 비 때문에 오늘의 우산을 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90%는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2% 가능한 걱정 때문에 90%의 삶을 걱정하고 지낸다고 합니다. 오늘 요셉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던 요셉 성인을 생각합니다. 요셉 성인이 가졌던 영성을 배운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도전을 이겨내고, 참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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