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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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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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5-13 ㅣ No.129656

남미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갑곳 성지, 수지 성모 교육원, 마두동 성당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먼 여행에 피곤하였지만, 오히려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식년 중임에도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여행 중에 느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기쁨이었습니다. 페루, 볼리비아의 고지대에서 원주민을 보았습니다. 세상의 것들에 속하지 않고, 하늘과 바람과 구름을 벗 삼아 사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에 접속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땅과 자유로운 구름과 뺨을 스치는 바람과 접속하는 삶이었습니다. 도시에서의 분주한 삶이 의미가 있다면 고산지대에의 여유로운 삶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에스키모는 날것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유럽 사람들이 극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날것을 먹는 것을 보고 에스키모라고 불렀습니다. 음식을 요리해서 먹는 유럽인들은 에스키모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들의 문화, 자신들의 교양에 대한 우월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극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이누이트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진실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음식을 조리해서 먹는 방법으로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에 감사드리고, 가족을 사랑한다면 진실한 사람일 것입니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은 좋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진실한 삶,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열등감과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우월감이라는 잣대로 세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는 편견, 우월감, 선민의식이라는 잣대로 세상을 보지 말자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할례받은 이도, 할례받지 않은 이도, 유대인도, 이방인도, 남자도, 여자도, 부유한 이도 가난한 이도, 고아와 과부도 모두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구원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회개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거짓과 욕망으로 굳게 닫힌 우리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위선과 미움으로 닫힌 우리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문을 열고 주님을 맞이하면 이제 우리는 주님의 눈으로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나의 능력과 나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지만 사실은 주님께서 나를 이곳까지 이끌고 오셨음을 느끼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감사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이웃을 주님께로 초대해야 합니다.

 

엄마는 말을 못 하는 아이의 표정과 몸짓만을 보고서도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온 마음을 다해서 아이의 눈에 맞추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눈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셨지만, 우리를 위해서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언어로 눈높이를 맞추셨습니다. 대화가 되지 않을 때, 혹시 내가 나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자존심과 욕심으로 나의 귀를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나의 선입견으로 내가 듣고 싶은 것들만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지요?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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