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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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마티아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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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5-14 ㅣ No.129679

 

교황님께서는 개종을 시키려 하지 말고 감동을 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감동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가지 경험했습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아버지가 아들이 신학교 가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은 시골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아버지에게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를 청했습니다. 시골의 본당 신부님도 함께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두 신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들이 신학교에 가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은 기분이 좋아서 본당을 바꾸어서 미사를 드리자고 하였습니다. 주일 헌금도 서로 바꾸자고 하였습니다. 시골 본당의 헌금은 50만 원이고, 서울 본당의 헌금은 800만 원이었습니다. 시골의 본당도, 서울의 본당도 작은 체험이지만 서로에게 감동하였습니다. 이성으로, 계산으로는 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잠시 머물던 본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골 본당 신부님이 그 본당의 교포 사목 신부님으로 계셨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일입니다. 탑승권을 선택하면서 바깥쪽을 정했습니다. 움직이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탑승하면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외국인이 부탁하였습니다. 자기는 딸과 함께 왔는데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순간 고민하였습니다. 외국인이 보여준 자리는 제가 원래 앉아야 했던 가운데 자리였습니다. 외국인의 딸은 아이가 아니라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승무원은 저를 보더니 양보할 수 있느냐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승무원이 저에게 알려준 자리는 원래 제가 앉아야 했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제 옆에 아무도 없는 독방이었습니다. 승무원은 제가 기꺼이 자리를 양보해 주었기 때문에 제게 독방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딸과 헤어져 앉아야 하는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자리였습니다. 세상은 착하게 사는 것이 손해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잠시 흔들렸던 저의 마음을 이런 식으로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예전에 신문에서 광고 문안을 보았습니다. ‘왜 남편인가? 시댁에서는 어머니 편, 모임에서는 친구 편, 야단칠 때는 아이들 편이기에 남편이라는 광고였습니다. 가장 가까운 남편을 이야기하면서 회사는 언제나 소비자의 편을 들겠다는 광고였습니다. 신선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광고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기까지 당신이 사랑하시던 제자들 편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할 때도, 제자들이 예수님께 불평과 불만이 있을 때도,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반하였을 때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편이었습니다.

 

오늘 사도들은 예수님을 배반하고 목숨을 끊었던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선택하였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한 후에 선택한 사도는 마티아였습니다. 교회는 오늘 514일을 마티아 사도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본당에서도 단체장과 봉사자들을 선출할 때가 있습니다. 기도하고, 고민하지만 단체장과 봉사자들을 선출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입니다.

 

교회의 봉사자들은 어떤 분들이면 좋을까 생각합니다.

첫째는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용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는 자비로워야 합니다.

넷째는 겸손해야 합니다.

다섯째는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봉사자들이 가져야 할 사명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우리가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한다면 봉사자들이 예수님의 이 가르침을 삶의 터전에서 실천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감동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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