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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제1독서 (2코린1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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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9-06-22 ㅣ No.130535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제1독서 (2코린12,1-10)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 사람은 열네 해 전에  셋째 하늘까지 들어 올려진 일이 있습니다.  나로서는 몸째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고 몸을 떠나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낙원까지 들어 올려진 그는 발설할 수 없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 말씀은 어떠한 인간도 누설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24)

 

바오로는 코린토 후서 12장 2절부터 자신이 체험한 주님의 환시와 계시어떤 것이었는지를 설명한다.

바오로는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데' 라고 언급하면서 코린토 후서 12장 2절부터 6절까지 환시를 체험한 주체자신이면서도 3인칭 주어를 사용하여 그 신비한 체험과 자신 사이에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믿는 어떤 사람'에 해당하는 '안트로폰 엔 크리스토'(anthropon en Christo)'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이라는 뜻이며, '그리스도인'을 가리키는 보편적 표현이다.

그리고 '안에'에 해당하는 전치사 '엔'(en)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일치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격을 규명한다는 것을 말해 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바오로는 왜 자신을 '나 바오로'라고 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믿는 어떤 사람'이라고 지칭했을까?

그것은 자신이 여기서 펼치고 있는 주장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랑에 속한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고, 인간적인 자랑이 어리석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특히 영광스러운 자랑을 함에 있어서 자신을 숨기고 삼인칭적 서술로 표현했다고 본다.

 

어떤 이는 '신비 신학에서 경험 가능한 최고의 영역'이기에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신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 이유가 이 일에 있어서 그리스도께서 주축이 되시고 자신은 단지 수동적 위치에 머물렀기에, 이 일에 있어서도 그리스도만이 드러나야 한다는 겸손한 생각이 있었기 떄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사람은 ~ 셋째 하늘까지 들러 올려진 일이 있습니다'

 

여기서 '들어 올려진'으로 번역된 '하르파겐타'(harpagenta; was caught up)본래 '잡아채다', '강제로 빼앗아 가다'라는 뜻을 지닌 원형 '하르파조'(harpazo) (마태11,12; 요한10,12)의 부정(不定) 과거 수동태이다.(테살4,17참조)

 

바오로는 자신의 계획이나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전적으로 하느님의 주도권에 의해 그분 손에 이끌려 이러한 신비를 체험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바오로가 불가항력적인 하느님의 힘에 사로잡혔다는 점을 암시한다.

 

그런데 이렇게 이끌려 들어 올려진 곳인 '셋째 하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떤 이는 바오로가 이러한 하늘의 수에 대한 관념을 히브리인들의 하늘에 대한 개념이나 유다고 묵시 문학에서 빌어온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유다인들은 하늘이 구름이 머물고 새가 날아다니는 첫째 하늘, 금속판으로 경계가 지워져 궁창 위의 물이 보관되어 있는 둘째 하늘, 하느님과 천사들이 머물고 있는 셋째 하늘과 같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다교 후기 묵시 문학에서는 '칠층천' 혹은 '삼층천' 개념이 등장한다. 에녹2서 7장 1절에서는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나를 데려다가 둘째 하늘에 올려 놓았다"언급이 등장하고, 바룩3서 2장 2절에는 "그리고 그는 나를 데려다가 첫째 하늘로 인도했다"언급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현대 신학자들은 본문의 기록이 '비과학적인 우주 개념'에서 연유된 신화적인 산물로서 본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섣불리 바오로의 셋째 하늘 체험을  신화적 사상의 발현으로만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셋째 하늘까지'로 번역된 '헤오스 트리투 우라누'(heos tritu uranu) 에서 '트리투'(tritu), 즉 '삼'이라는 숫자는 최고로 높고 가장 완전한 것을 나타내기 위한 최상의 방법에서 사용될 수도 있고, 그래서 존귀와 영광을 입으신 하늘의 구세주 대전에 들어 올려진 것이며,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 일상적 용어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고, 신비적이며 환상적인 황홀경과도 비교될 수 없는 초월적인 체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에페소서 4장 10절에서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이라는 언급이 단순히 승천의 의미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지각의 한계 밖으로 올라가셨다는 의미까지 나타낸다는 점에서 참고가 된다.

바오로는 자신의 이 체험이 열네 해에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학자들이 코린토 후서의 기술 연대가 A.D. 55년경으로 추정하므로 아마도  A.D. 41년 혹은 42년경에 있었던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 바오로가 어떤 상황 가운데에서 이런 체험을 했는지는 알 수 없고 추정할 뿐이다. 어떤 이는 바오로가 회심 후 고향 타르소에서 은거하고 있던 중이라고 보고(사도9,30-11,25), 어떤 이는 바오로가 안티오키아에서 선교했을 때로(사도11,26) 보기도 한다.

여기서 바오로가 예외적으로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을 하는 것자신의 이 신비 체험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고, 역사적 진실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몸째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고 몸을 떠나 그리되었는지'

 

코린토 후서 12장 2절의 내용이 3절에 또 등장하는데,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라는 의미를 지닌 '우크 오이다'( I can not tell ; I don't know)가 2절에서는 두 번, 3절에서는 한 번만 나온다는 차이밖에 없다.

 

바오로의 셋째 하늘 경험이 몸 안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몸 밖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중복 사용한 것이다.

전자는 테살로니카 전서 4장 15-17절"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입니다" 라는 표현을 고려할 때 타당하다.

 

바오로의 신학적 견해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것인데, 당연히 주님께서도 당신 재림 때에 그리스도인들이 하늘로 들려 올라갈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마태24,40.41; 루카17,34.35; 요한14,3).

구약의 경우 에녹과 엘리야가 바로 이러한 예에 해당하고(히브11,5.6; 2열왕2,1-15), 신약에도 예수께서 이런 경험을 하셨다(사도1,9).

 

그리고 후자는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의 승천을 말하는 것인데,  필리피서 1장 23절이나 루카 복음 16장 19-31절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에 근거할 때 몸을 벗어난 영혼도 의식적인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바오로는 여기서 자신의 경험이 전자인지 후자의 견해인지 자신은 알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그 모든 판단에 대해서 하느님께 유보시키고 있다.

 

이같은 바오로의 태도에 대해, 우리는 바오로가 너무나 신비한 상태에 있었던 자신의 상황을 자세히 말할 수 없었고, 전자이든 후자이든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로는 표현하기 불가능한 영광을 체험했다는 선에서 놓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2코린12,4).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신비한 영적 제험이 바오로로 하여금 그의 사도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고난들을 인내하며 감당할 힘을 얻는데 탁월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마8,18)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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