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성당 가는 길 |
---|
- 성당 가는 길 -
교리를 배우러 엄마 몰래 나서던 주일 아침 성당 가는 길
이 동네 70년대 건축 미학이라던 콘크리트 벽만 스산한 브루탈리즘 무료 병원 건너편 철망 넘어 공터 끈질기게 무성한 잡풀들 사이로 메꽃이 있었다.
"이게 메꽃이야!" 군포 넓은 논두렁 과일나무들 사이로 연보라색 메꽃 나팔꽃 보다 좀 크네!
그렇게 엄마가 가르쳐 준 메꽃 구경을 하며 엄마 몰래 성당에 교리를 배우러 가는 길
메꽃은 엄마 얼굴처럼 홍은동 백년산 봄날 뻐꾸기 울음처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지만 내 가슴에 남았다.
박꽃 처럼 해 맑던 악의 없던 세 오라비의 얼굴은 이젠 내 삶이 끝나고 하늘나라에서나 보려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