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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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 SDB(우리는 존재 자체로 환영받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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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9-09-04 ㅣ No.132273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우리는 존재 자체로 환영받고 있습니까?

나자렛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것도

모자라 벼랑끝까지 내몰리셨던

예수님이셨는데,

카파르나움에서의 상황은 정 반대였습니다.

예수님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전지전능하신 분임을

파악한 군중들은 갖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그분께 데려옵니다.

그분께서는 자상하고 친절하게도

한 사람 한 사람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안수하시며, 단 한명도 제외시키지 않고

치유의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충만한 은총과

자비가 예수님을 통해 당신 백성 위로

흘러넘치도록 퍼부어졌습니다.

은총의 소낙비가 아낌없이

쏟아 부어진 것입니다.

바야흐로 구원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갖은 횡포를 부리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히던 마귀들은 예수님의 큰 빛 앞에

힘을 잃고 나가떨어졌습니다.

마치 혜성처럼 등장하셔서,

존재 자체로 위로요 기쁨이 되어주신 분,

평생 따라다니던 불치병을 낫게 해주신 분,

자상한 위로의 눈길로 희망을 주신 분,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 머물러 있던

동네를 순식간에 축제의 고을로 바꿔주신 분,

예수님 앞에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카파르나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예수님만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가는

자신들을 세세대대 지켜주실 영원한

보루요 희망이신 분임을 파악했기에,

어떻게 해서든 그분을 꼭 붙들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을 놓친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을 떠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향해

제발 떠나지 말아주십사고 간곡히

청했던 것입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볼때,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나자렛에서 겪으셨던 배척과 실망을 돌이켜보니,

카파르나움 사람들의 환대는 참으로

큰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 사람들의 간절한 청을

뒤로 하고, 또 다른 미지의 세상을 향해

지체없이 떠나십니다.

예수님의 발길은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나자렛에서 카파르나움으로,

카파르나움에서 유다 지방으로,

유다 지방에서 팔레스티나 전역으로,

팔레스티나 전역에서 이방 세계 전역으로...

예수님은 애초부터 좁은 시냇물에서

머물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더 큰 강으로, 더 넓은 바다로,

온 세상 전체로 나아가셔야 할

크신 존재셨습니다. 그분은 경계나 국경,

민족이나 인종 사이의 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존재셨습니다.

그분의 복음과 사랑의 메시지는 세상

방방곡곡 인류 전체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루카 복음 443)

혹시라도 오늘 우리는 이 좋으신 주님을

나 혼자만, 우리들만 독차지하고자

애를 쓰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그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좋으신 분을 어떻게서든 전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교회, 우리 공동체의

사정은 어떠합니까?

발길 닿는 곳마다 예수님처럼

크게 환대받고 있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우리 존재 자체로

행복해하며,

어떻게서든 우리와 같이 있고 싶어합니까.

우리를 보고 떠나지 말아달라고

옷자락을 붙들고 있습니까?

존재 자체로 환영받고 있습니까?

혹시라도 정반대 상황은 아닙니까?

우리가 존재 자체로 부담스러운 존재,

반대 표양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지는 않은지요?

제발 우리가 빨리 떠나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것처럼 불행한 일은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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