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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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세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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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1-11 ㅣ No.135243

직원들과 맨해튼에서 뮤지컬 알라딘을 보았습니다. 마술램프를 손으로 문지르면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옵니다. 지니는 자신을 불러낸 사람에게 3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에게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말하고 싶으신지요? 저는 어머니가 올해도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신문사의 구독자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올해도 모두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뮤지컬이 끝나고 콜택시를 기다렸습니다. 930분에 오기로 한 택시가 조금 늦는다고 합니다. 10분이 지나니 춥기도 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콜택시는 40분이 지나서 약속장소로 왔습니다. 램프의 요정에게 소원을 하나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2020년에는 화나는 일이 있어도 꾹 참을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을 달라고 말입니다. 콜택시 회사에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음에 부르면 한번은 무료로 해 준다고 합니다. 눈 폭풍이 왔고, 교통사고도 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40분이 아니라 40년도 기다려 주십니다. 우리가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다른 곳에서 헤매고 있어도 기다려 주십니다.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주시고, 기다려 주십니다. 성서는 어쩌면 우리를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의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돌아오기만 하면 하느님께서는 살찐 송아지를 잡으실 겁니다. 마을에 잔치를 벌여서 사람을 초대할 겁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살아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옷을 장만해 주시고, 아들임을 상징하는 반지도 다시 주실 겁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기다려 주셨고, 먼저 사랑해 주셨습니다. 오늘의 제1 독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저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우리를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세례자 요한은 회개의 표시로 세례를 주었고, 많은 사람이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들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올바른 길을 준비하라고 하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세례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고, 사람들도 세례자 요한의 권위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기 때문에 세례의 품격은 더욱 깊고 높아졌습니다. 세례는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가 아닙니다. 세례는 지난날의 모든 죄를 용서받는 하느님 은총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세례는 이 세상에서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표징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몸소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하느님의 아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자세를 보여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과 권한이 있지만 섬기려는 삶을 사시려는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세례를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은 특혜를 받고 섬김을 받고 그래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삶은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버리지 않는 삶, 심지가 깜박거린다고 하여 등불을 꺼 버리지 않은 삶이었으며 성실하게 바른 인생길을 걸어가는 삶이었습니다. 소경들의 눈을 열어주고, 감옥에 묶인 이들을 풀어주고 캄캄한 영창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을 놓아주는 삶이었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세례 받은 신앙인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첫째, 바른 인생길을 가야 합니다.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 버리지 아니하고, 심지가 깜박거린다고 하여 등불을 꺼버리지 아니해야 하며, 성실하게 바른 인생길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소경의 눈을 열어주고, 감옥에 묶여 있는 이를 풀어주는 이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오늘 세례자 요한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모든 영광과 기쁨은 하느님께로 돌리는 겸손함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하느님께서는 차별 대우를 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 주시듯이, 세례를 받은 사람은 모든 이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변화된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름이 예뻐서, 부르기 좋아서, 생일에 가까운 축일이 있어서 세례명을 정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세례명을 정하는 것은 이미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성인과 성녀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분들의 도움을 청하며 세상이라는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기 위해서 세례명을 정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세례명을 한번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아직 세례를 받지 못한 분들은 죄의 용서를 받으며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 세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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