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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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 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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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1-12 ㅣ No.135266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묵주가 있습니다. 매듭으로 된 묵주인데 아주 튼튼하고, 묵주 알 사이가 넉넉해서 좋아하는 묵주입니다. 20여 년 전에 수녀님께서 주셨습니다. 수녀님은 당시 면역 결핍증 환자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환자 중에 한 분이 정성스럽게 만든 묵주를 수녀님께 드렸고, 수녀님은 가지고 있던 묵주가 있어서 제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묵주를 넣어 두었던 묵주 주머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낮에 갔던 칼국수 집에 흘렸나 하고, 가 보았더니 없다고 합니다. 한참 낙담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주머니를 찬찬히 찾아보니 묵주가 안 주머니에 있었습니다. 묵주를 다시 보니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묵주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없는 것입니다. 건강입니다. 가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됩니다. 소화가 안 되는 거 같아서 병원에 갔더니 췌장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수술했다는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신앙에 충실했던 자매님께서 건강을 회복하기를 청합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 부족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분도 있습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몸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강건하지는 않더라도 일상에 지장이 없는 건강한 몸이 될 겁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은 늘 명심하면 좋습니다.

 

건강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마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쉽게 마음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기에 잃어버린 마음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넣어주신 숨은 곧 마음입니다. 그 마음을 우리는 양심이라고 부릅니다. 강도당한 이의 따뜻한 이웃이 되어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가졌던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었던 세례자 요한이 가졌던 마음입니다. 재물의 절반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빚진 게 있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는 자캐오의 마음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던 둘째 아들의 마음입니다.

 

자아를 잃어버린 이들에게는 거짓 자아가 자리를 잡습니다. 교회는 거짓 자아를 칠죄종이라고 했습니다.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아담의 교만이 있습니다. 지칠 줄 모르는 아합 왕의 탐욕이 있습니다. 지나치거나 부정적인 다윗의 성적 욕망이 있습니다. 다윗의 성공을 배 아파하는 사울 왕의 질투가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보여준 과식과 과음이 있습니다. 스테파노를 돌로 쳐서 죽였던 사람들의 분노가 있습니다. 일하지 않고, 혼인 잔치의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던 다섯 처녀의 게으름이 있습니다. 거짓 자아를 따라가면 우리는 하느님과 멀어지게 됩니다. 거짓 자아를 따라가면 공동체는 갈등과 분열을 겪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짓된 자아에 매몰된 사람들에게 이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말씀하십니다. 권력, 욕망, 재물, 명예를 추구하는 세상의 나라가 아닌 믿음, 희망, 사랑을 추구하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첫 제자들의 모습과 행동에서 회개를 보았습니다.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행동입니다. 아버지와 배를 뒤로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행동입니다. 그렇습니다. 회개는 단순히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고, 행동을 바꾸는 결단입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고, 양심을 찾는 길은 버리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모든 권한과 능력을 버리시고, 인간이 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첫 번째 제자들도 배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죽으면 살리라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버릴 때,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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