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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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파들에게 내린 명령[3] / 이집트 체류[1] / 탈출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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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0-06-26 ㅣ No.13912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산파들에게 내린 명령

 

이렇게 강제 노동은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동원되었으나, 그럴수록 그들은 더 번성하였고 급기야 파라오는 새로운 방법으로 그들을 통제하는 수단을 찾는다. 소위 극악무도하고 야만적인 살인 행위를 저지른다. 파라오는 히브리 산파들을 불러들이고는 아주 노골적으로 살인을 지시한다. 그들 가운데 한 여자의 이름은 시프라였고 다른 여자의 이름은 푸아였다. 파라오는 산파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히브리 여자들이 해산하는 것을 도와줄 때, 밑의 생식기를 보고 아들이거든 죽여 버리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

 

여기서 히브리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인들이 자신들을 가리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이집트인들이나 팔리스티아인들과 같은 이민족들이 떠돌아다니는 무리를 뜻하고자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인들도 외국인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가끔은 이 말을 쓰기도 하였다. 이 말은 기원전 천 년대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헌들에 나오는 하피루, 또는 이피루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 이 낱말은 이스라엘인들뿐 아니라 그들을 포함하는 백성을 비꼬면서 경멸함을 나타내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1사무 4,6).

 

그리고 고대 근동 지역에서 흔히 산파는 여성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일한 직업 중의 하나였다(창세 35,17). 만약 쌍둥이의 경우 누가 맏이인가를 밝혀 주는 것도 산파가 맡은 의무였다(창세 38,28). 또 그녀는 산모의 분만을 도와 갓난아기의 탯줄을 자르고 목욕시키며, 소금으로 아기의 피부를 문질러 주고 포대기에 싸 주는 이다(에제 16,4). 이렇게 생명을 돌보는 산파가 파라오의 한마디 명령 때문에 그 귀중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죽이는 살인자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사실 성경은 파라오의 명령으로 그 잔인한 살인을 저질러야 할 여인의 이름을 소개하고 있다. 시프라와 푸아이다. ‘시프라아름다움을 뜻하고 다른 한 여자 푸아찬란함을 뜻한다. 다 히브리식 이름이다. 그리고 이들이 히브리 산파란다. 그렇다면 이 여인들은 과연 히브리 여인들일까, 아니면 히브리 산모를 감시하는 이집트 여인들일까? 여기에는 여러 논란이 있다. 표현상으로는 히브리 산파라고 지칭하기에 히브리 여인인 것 같지만, 실제는 이집트 여인으로 히브리 산모를 감시하는 여자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이들 산파를 이집트 여인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알다시피 파라오는 산파들에게 히브리 여자들이 해산하는 것을 도와줄 때, 아들이거든 죽여 버리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과연 히브리 여인이라면 자기 동족 산모의 아이를 감히 죽일 수가 있을까? 그것은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설사 산파가 이집트 여인이 아닌 히브리 여인이라면, 그녀는 철저하게 친 이집트 성향을 가진 매국적 여인으로 볼 수는 있을 게다. 아무튼 산파는 이집트 여인이 대부분이었을 거라고 추측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 산파들은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 이집트 임금이 그들에게 분부한 대로 하지 않고 사내아이들을 살려 주었다. 이집트 임금이 산파들을 불러, “너희는 왜 그런 짓을 하였느냐? 왜 사내아이들을 살려 주었느냐?” 하고 묻자, 산파들이 파라오에게 대답하였다. “히브리 여자들은 이집트 여자들과는 달리 기운이 너무나도 좋아, 우리 같은 산파가 가기도 전에 아기를 이미 낳아 버립니다.”

 

이집트 여인인 산파가 히브리 백성을 선택하여 계약을 맺어 주신 하느님을 잘 알지를 못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분께서 창조주 하느님이신 줄을 알고 그 하느님을 경외하였단다. 그 이유는 여러 면에서 추측이 가능하지만,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의 삶에서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을 수도. 그것도 출산을 앞둔 가정은 정숙과 정결에 숙연한 분위기였으리라. 그러니 자연 아무리 이집트 여인일지라도 이스라엘 진통을 겪는 산모가 있는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그 분위기에 같은 여자로서 기도하는 모습에 하느님을 경외할 수밖에. 아마도 이는 하느님께서 그곳에 함께 하였기 때문이기도 할 게다.

 

아무튼 이집트 산파들은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러 나왔고, 파라오의 분부에도 불구하고 히브리인의 여인이 출산한 사내아이들을 살려 주었다. 이에 이집트 임금이 산파들을 불러, “너희는 왜 그런 못된 짓을 하여, 그 사내아이들을 너희 마음대로 살려 주었느냐?” 하고 묻자, 산파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사실 히브리 여자들은 우리 이집트 여자들과는 달리 기운이 너무나도 좋아, 우리 같은 산파가 마음을 다잡고 가기도 전에 아기를 이미 낳아 버립니다.”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산파들을 잘 돌보아 주셨다. 산파들이 하느님을 경외하였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집안을 잘 돌보시어 그 후손들이 그들의 이름을 대대로 이어가게 보살펴 주셨다. 사실 여기서 그들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만약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들은 물론 자손들의 이름을 남기는 산파들을 가리킬 수도 있고, 아니면 산파들 덕분에 파라오가 꾸민 멸족을 면하게 되는 이스라엘 민족을 가리킬 수도 있기에. 그렇지만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양쪽 다를 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번성하여 더욱 강해졌다. 파라오의 그 무도한 강제 노역과 이집트 산파들을 온 땅에다 풀어 히브리 여인에게서 난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이는 잔악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냥 계속 번성하자, 마침내 파라오가 또 다른 강력한 수법으로 온 이집트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히브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은, 가리지 말고 모두 나일 강 어느 곳 가릴 것 없이 던져 버리고, 딸은 모두 살려 두어라.”

 

레위 집안의 어떤 남자가 레위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모세의 탄생과 입양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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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파,히브리,경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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