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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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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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1-15 ㅣ No.143769

아침이면 밥을 차려먹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많이 준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간단하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귀찮기도 하고, 다 먹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어머니들도 그러셨습니다. 식구들을 위해서 식사를 준비할 때면 정성을 들여서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식구들이 모두 나가고 혼자 남으면 밥에 물을 말아서 김치와 드시곤 했습니다. 식구들을 위한 정성과는 다른 식사였습니다. 식당 하는 분들도 그렇습니다. 손님을 위한 식사는 정성껏 준비하지만 본인이 먹는 밥은 적당이 먹기 마련입니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것도 그렇고, 시간도 없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식당을 하는 젊은이가 좋은 생각을 실천하였습니다. 식당 하는 사람끼리 음식을 바꿔먹기로 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가입하는 식당의 주인들은 서로의 음식을 바꿔 먹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삶이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코로나19로 바뀐 신앙생활이 있습니다. 영상으로 미사를 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르신들은 점차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방에 초를 켜놓고, 미리 말씀을 묵상하고 영상 미사를 시청합니다. 성당에 있으면 분심이 드는 것들이 있었는데 집에서는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고 합니다. 본당에서는 본당 사제의 강론만 들었는데, 영상 미사에서는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날씨가 추워도, 비가와도, 코로나19로 성당 문이 닫혀도 영상 미사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말씀의 식탁에서 강론을 듣고, 머물 수 있습니다. 대림특강도, 성서공부도,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면 쉽게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밴쿠버의 한인 성당을 위해서 영상으로 대림특강을 하였습니다. 시차 때문에 늦은 시간에 강의를 하였지만 준비만 짜임새 있게 잘 하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밴쿠버까지 가지 않아도, 추운 겨울에 성당까지 오지 않아도 안전하게 집에서 특강을 들을 수 있습니다.

 

중세에 있었던 흑사병은 유럽의 문화를 바꾸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르네상스가 꽃을 피웠고, 성모신심이 교회에 널리 전해졌습니다. 르네상스는 인본주의와 자본주의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성모신심은 성모님의 발현으로 드러났습니다. 성모신심은 성모님께 대한 교리가 되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고, 성모님은 원죄 없이 잉태되셨으며, 성모님은 승천하셨습니다. 성모님은 신앙인이 따라야 할 모범이 되셨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의 무력함을 보았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습니다. 성지순례를 갈 수 없었습니다. 박해시대에도 멈추지 않았던 미사가 중단되었습니다. 마스크가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생각합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와도 공존해야 합니다. 우리가 쌓아온 물질과 자본의 탑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바벨탑과 같습니다. 개발과 발전의 패러다임에서 연대와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코로나 이후에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연대하고 협력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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