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1일 (일)
(백)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2주간 월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1-17 ㅣ No.143814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눈을 치우지 못한 곳은 걷기가 불편했습니다. 신발장에서 등산화를 꺼내서 신었습니다. 미끄러운 길도 걷기가 수월했습니다. 눈이 쌓인 곳도 쉽게 걸었습니다. 등산화는 방수가 되었고, 미끄럽지 않았습니다. 신발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미사를 봉헌하거나, 강의를 할 때는 검은색 구두를 신습니다. 동네 산책을 할 때는 편한 운동화를 신습니다. 눈이 온 다음이나, 캠핑을 갈 때는 등산화를 신습니다. 물가에서는 물에 젖어도 상관없는 슬리퍼를 신습니다. ‘적재적소(適材適所)’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가지만 밭을 가는 데는 소보다 못합니다.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커다란 나무는 성문을 부수는 데는 용이하지만 구멍을 메우는 데는 작은 나무만 못합니다.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엉이는 캄캄한 밤에도 벌레를 볼 수 있지만 낮에는 산도 보지 못합니다. 본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발로 걷는 사람은 3가지 능력이 생겼습니다. 자유로워진 손으로 도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도구는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었고, 사냥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도구를 이용하면서 문화와 예술이 생겼습니다. 뇌의 용량이 커졌습니다. 이성과 오성이 발전하면서 철학, 종교가 생겼습니다. 성대가 열리면서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지식을 전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국가와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두발로 걸으면서 감수해야 할 어려움도 생겼습니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허리의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자녀의 출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골반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소화 기능이 약해졌고, 치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신체적인 결함을 보완하고 극복하였습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조직, 제도, 율법, 계명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희생, 헌신, 열정, 사랑, 나눔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갑을 억지로 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스스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제도와 조직에 안주하는 교회는 사람들이 떠날지 모릅니다.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낡은 제도와 조직이라는 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십니다. 그것이 때로는 십자가의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조롱과 멸시를 받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밀알이 썩어야 열매를 맺듯이, 씨앗은 쪼개져야 새 싹이 나듯이 우리는 늘 낡은 허물을 벗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신앙인들은 3가지 유형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깃발아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생활태도는 하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즐거움이 가득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먼 훗날의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깃발아래 왔다가, 금세 달콤한 유혹에 빠져서 세상의 것들에 빠져드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예수님께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와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가난과 겸손이 주는 기쁨을 알고, 세상의 가치보다 훨씬 소중한 주님을 따르는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언제나 주님의 깃발아래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힘들었기에 오늘 우리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자가 되신 것은 고난을 겪으신 다음이라고 말을 합니다. 2021년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깃발아래 겸손, 가난, 나눔, 봉사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900 9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