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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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이 약한 사람, 힘없는 사람은 틀림없이 여러분을 짊어지고 하늘나라로 올라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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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석 [pys2848] 쪽지 캡슐

2021-09-26 ㅣ No.149999

어려서부터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빈첸시오 신부님의 첫 미사 강론 주제 역시 ‘가난한 형제’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빈첸시오 신부님께서 한 평생 되풀이하셨던 말씀의 주제 역시 ‘고통당하고 있는 가난한 형제’였습니다. “고통당하고 있는 형제 곁에는 그와 함께 고통당하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제 안에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가난한 형제,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또한 스쳐지나가는 이 세상 것보다는 영원히 남게 될 ‘영혼’은 빈첸시오 신부님께서 자주 애용하셨던 단어였습니다. “영혼의 세계에 비교하면 이 세상은 잠깐입니다. 세상을 다 차지하는 큰 인물이 된다고 하더라도 영혼에 해가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세상은 잠깐이지만 죽은 뒤의 영혼의 세계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빈첸시오 신부님은 자신의 입으로 선포한 ‘이웃 사랑의 실천’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몸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부슬비가 내리던 스산한 겨울 밤, 가난한 도시의 뒷골목 쓰레기 더미 위에 버려지는 수없이 많은 갓난아기들이 너무도 불쌍해 신부님은 밤잠을 못 이루셨습니다. 숱한 밤, 신부님은 아이들을 주우러 밤거리를 헤매 다니셨습니다. 아이들 보육을 담당하던 수녀님은 틈만 나면 아이들을 데려오는 신부님이 못마땅해 구박을 드렸습니다. “신부님 대책도 없이 또 주워 오시면 어떡해요?”

 

심한 흉년과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휩쓸던 17세기 초, 신부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셨습니다. 정부 관계 부처를 수시로 찾아가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수도 없이 협박을 하셨습니다. 부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양심에 호소를 했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굶어 죽어가고 있던 가난한 형제들을 살렸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망연자실해있던 농민들에게 농기구와 씨앗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집 지을 자재를 구해다주었습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빈첸시오 신부님이 하셨던 수많은 일들을 열거해보면 마치 거짓말 같습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한 인간이 어떻게 이 많은 영혼을 구할 수 있었을까? 이토록 훌륭하셨던 빈첸시오 신부님이 하느님 앞에 늘 되풀이하셨던 기도는 바로 이런 기도였습니다. “이 보잘 것 없는 몸을 주님 당신의 심부름꾼으로 써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한번은 빈첸시오 신부님이 노예선의 지도 신부로 사목하실 때의 일이었습니다. 발목과 팔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채 정신없이 노를 젓는 죄수들의 모습은 빈첸시오 신부님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죄수들의 생활상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쇠사슬에 닿은 피부는 벗겨져 항상 피가 흘렀습니다. 그들의 어깨와 등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채찍 자국들이 굵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마에는 죄수임을 표시하는 쇠도장이 찍혀있었습니다.

 

자신도 직접 몸으로 노예생활을 체험하셨던 빈첸시오 신부님이셨기에 그런 죄수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부님은 잔인무도한 간수들을 타일러 매질을 못하게 했었고, 죄수들 앞에 무릎을 꿇어 그들의 상처를 일일이 치료해주었습니다.

 

오늘 하루 온 종일 우리들의 내면에 자비의 목자 빈첸시오 신부님의 말씀이 오래도록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들이여, 이 약한 사람들에게 가십시오. 그들과 함께 약한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 안에서 그들의 연약함을 느끼십시오. 그들의 비참함을 서로 나누십시오. 이 약한 사람, 힘없는 사람을 짊어지십시오. 그러면 이 약한 사람, 힘없는 사람은 틀림없이 여러분을 짊어지고 하늘나라로 올라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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