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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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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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10-15 ㅣ No.150364

지난 822일입니다. 서품 30주년을 지내면서 신부님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싶었습니다. 옆에 있는 퀸즈성당 5시 미사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고맙게도 신부님들이 10분이나 함께 하셨습니다. 예전에 평화신문을 운영하셨던 신부님도 한국에서 오셨는데 함께 하셔서 기뻤습니다. 사제서품 54주년이 되신 신부님께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덕담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육적으로는 점점 늙어 가지만 영적으로는 건강해 져야 한다.”라고 해 주셨습니다. 1년 넘게 미사를 도와주고 있는 부르클린 한인성당에서 축가를 준비해주셨고, 손님들을 위해서 음식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뉴저지에 사시는 자매님은 축하 케이크를 가져오셨습니다. 엠이 부부들은 음료수를 가져오셨습니다. 퀸즈성당 교우들께서는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해 주셨습니다. 태풍 아이다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고,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셨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학교에 산악반이 있어서 가입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늦게 북한산으로 12일 산행을 갔습니다. 배낭에는 산에서 먹을 부식과 텐트, 암벽 등반을 위한 장비가 있었습니다. 밤길에 갑자기 비가 내렸습니다. 길을 잃어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옷도 비에 젖고,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마침 저 앞에 불빛이 보였고, 집이 있었습니다. 하루 신세를 질 수 있는지 말씀드렸더니, 주인께서는 기꺼이 방을 내 주셨습니다. 산을 좋아해서 산에 집을 짓고 사신다고 하였습니다.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따뜻한 방의 기운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비가 그친 다음날 아침에 가지고 있던 부식을 감사의 표시로 나눠드리고,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신문사를 운영하면서도 뜻밖의 도움을 받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도움을 주신 분도 있고, 애독자 중에서도 도움을 주신 분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정부에서 3개월 치 직원들의 급여를 지원하였고, 올해에도 지원이 있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았기에 자식에 대한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자식을 주셨고, 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은 늙은 나이에 귀하게 얻은 아들 이사악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제물로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에게 민족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희망은 없었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은 믿음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을 잘 아는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을 칭찬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한 말씀이면 종의 병이 치유될 것이라는 백인대상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구원의 역사는 놀라운 능력과 업적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구원의 역사는 때로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신앙이야기입니다. 모세는 사람을 죽였던 적이 있습니다. 다윗은 부하를 죽도록 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했었고, 사탄아 물러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토마사도는 예수님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봐야만 부활을 믿겠다고 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였습니다. 이렇게 허물이 있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들을 통해서 우리를 구원에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완벽함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능력과 업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부족함에도 감사하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결함이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잘못을 했지만 뉘우치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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