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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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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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2-05-17 ㅣ No.155130

어릴 때 읽은 동화입니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상황에서 간절히 기도하니 하니 하늘에서 줄이 내려왔습니다. 오빠와 동생은 그 줄을 잡고 무사히 하늘로 갔습니다. 아이들을 잡으려고 호랑이도 기도했습니다. 하늘에서 줄이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줄은 썩은 동아줄이었습니다. 호랑이는 올라가다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튼튼한 줄이 내려왔지만 호랑이에게는 썩은 줄이 내려왔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살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호랑이에게는 그런 간절함이 없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도스토예프스키의 양파 한 뿌리에서 읽었습니다. 생전에 착한 일이라고는 가난한 이웃에게 양파 한 뿌리를 나누어 준 것 밖에 없던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지옥에 갔습니다. 할머니의 수호천사는 양파 한 뿌리를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그 양파의 뿌리를 잡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뿌리를 잡고 올라가는데 다른 사람이 할머니의 발을 잡고 그 뒤로도 사람들은 매달려서 올라왔습니다. 할머니는 뿌리가 끊어질 것 같아서 발에 매달린 사람을 밀어냈습니다. 그러자 잘 올라가던 양파 뿌리가 끊어졌습니다. 이유는 혼자만 살려는 할머니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떨구어내지 않았다면 모두가 살아서 천국으로 갔을 것입니다. 줄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장애가 되었던 할례가 나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할례가 중요한 전통이지만 이방인들에게는 생소한 고통이었습니다. 교회는 이방인에게 할례를 요구할지에 대해서 화의를 소집하였습니다. 이것이 교회에서 개최된 최초의 공의회입니다. 결론은 이방인에게는 할례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할례는 구원을 위한 튼튼한 동아줄이 아니었습니다. 교회가 내린 결론은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교회의 전통은 복음을 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할례와 율법이 아니었습니다.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입니다.

 

연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연을 움직이게 하는 바람이 있어야 합니다.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몸체와 방향을 정하는 꼬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줄입니다. 연줄은 연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 같지만 연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연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어떤 연도 연줄이 끊어지면 곧 땅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연도 연을 날리는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면 바람을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우주는 물질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모두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주는 에너지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 우리와 한참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도 에너지의 관점에서는 모두 연결된 것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도, 뜨겁게 타오르는 저 붉은 태양도 모두가 소중한 것입니다. 우주의 모든 물질이 에너지의 관점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라면 신앙은 당연히 신앙의 시작이며 마침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점을 명확하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이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여러분 안에 머무르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십시오. 여러분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여러분은 가지입니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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