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수)
(백)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예수님께서 많은 병자를 고쳐 주시고 빵을 많게 하셨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스크랩 인쇄

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02 ㅣ No.186621

[대림 제1주간 화요일] 루카 10,21-24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복음선포의 소명을 띠고 예수님께서 가실 고을로 미리 파견되었던 일흔 두명의 제자들이 성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고 돌아와, 예수님께 전교여행의 성과를 보고하는 장면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무사히 해냈다는 성취감과 보람에 한껏 고무된 제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은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우리가 당신을 위해 해낸 일의 결과나 성과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의 참된 행복과 구원을 위해 준비하신 ‘선하신 뜻’이 온전히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쁨을 누리는 이유도 예수님과 같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이룬 성과, 눈에 보이는 결과나 실적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나를 위하여, 나를 통하여, 나를 향하여 이루어졌음에 기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구체적으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야겠지요. 우리가 그 뜻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해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오직 아드님이신 예수님만이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아신다고 하십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는 하느님의 뜻은 우리의 지성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드러내 보여주셔야만 알 수 있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우리에게 완전히 드러내 보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보여주신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알게 되는 건 아니지요.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표징을 믿음으로 바라보아야 알 수 있고, 그분의 가르침을 순명과 실천으로 들어야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이 한쪽으로 쉽게 기울어지는 우리는 있는 그대로 보거나 들을 수 없기에, 보고 싶은대로 보고 듣고 싶은대로 들으려 하기에,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거나 오해하게 되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스스로 자신을 지혜롭다고 혹은 슬기롭다고 여기는 교만한 이들은 감추어진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그런 이들은 자기가 모든 걸 다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부지’ 어린 아이들은 다르지요. 그들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가져올 손익을 계산하지 않고 좋으면 좋은대로 자기 안에 받아들입니다. 자신이 부족하고 불완전함을 알기에 그런 점들을 채워 주시고 완성으로 이끌어 주시는 분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따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뜻이 드러나지요. 그러니 주님 앞에서는 똑똑한 척 자신을 꾸미지도, 대단한 척 자신을 높이지도 말아야겠습니다. 온 마음으로 주님께 매달리며 주님 없이는 못 사는 영적 ‘철부지’로 머물러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6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