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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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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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6-08-04 ㅣ No.105876

동전의 양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전은 앞면과 뒷면이 모두 있어야 비로소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에는 가치를 드러내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나라를 구했던 장군 학문을 사랑한 선비, 백성을 사랑한 왕, 어진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폐를 경제적인 가치로만 이해하기보다는, 화폐의 문화적인 가치를 함께 보자는 취지일 것입니다.

 

삶은 죽음이 있기에 소중한 것이기도 합니다. 빛은 어둠이 있기에 더욱 밝게 보이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예수님에 대해서도 다양한 모습이 있습니다. 그분의 권능과 영광을 추구하는 교회는 세상의 권력과 손을 잡기도 했고, 교회가 권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보여주신 표징과 말씀은 교회의 제도와 법이 되기도 했습니다. 피라미드식 교계제도가 질서와 권위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교회의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서구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분의 수난과 죽음은 교회의 영성이 되었습니다. 비움과 나눔은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교회의 모습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보다 가난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단명 하는 것을 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어두운 땅 속에서 한 송이 꽃이 아름답게 피듯이,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신앙의 꽃들이 피었습니다.

 

예전에 한 자매님이 제게 말씀하였습니다. ‘사제 생활 할 만하십니까?’ 자매님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사제 생활 한 만한가?’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인 베드로 사도는 오늘 예수님께 칭찬을 받았지만, ‘사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호된 질책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본당신부의 수호성인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의 축일입니다.

사제는 첫째,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유능하고, 박사학위가 많아도, 친화력이 좋고, 강론을 잘해도 기도하지 않는 사제는 곧 지치고, 시련과 고난 앞에 좌절하게 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주님께 기도하는 사제, 조용한 성당에서 조배하는 사제는 든든한 바위와 같아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둘째, 사제는 책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신학적인 지식은 새로운 것들이 등장합니다. 사제는 시대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서 사제는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류의 지성들이 남겨준 인문학 서적은 사제들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사제는 건강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사제가 해야 할 업무가 많습니다. 단체들과 만남, 봉성체, 연도, 반모임, 면담, 성사집전과 같은 일들은 건강해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제는 매사에 자신이 없고, 신자들의 요청을 다 수락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사제는 꾸준한 운동으로 자신의 몸을 관리해야 합니다.

넷째, 사제는 재정에 투명해야 합니다. 본당의 헌금, 교무금은 모두 신자들의 정성어린 마음입니다. 본당의 예산은 특히 가난한 이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쓰이도록 해야 합니다. 공사를 시작할 때는 신중하게 신자들과 상의를 해야 합니다.

다섯째, 사제는 강론 준비를 성실하게 해야 합니다. 강론은 사제의 특권이자, 의무입니다. 매일 강론, 주일 강론을 성실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성서 말씀을 잘 묵상하고, 그것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권위와 자신의 재능이 드러나기 보다는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도록 강론을 준비해야 합니다.

 

모든 사제들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기쁘게 사제의 직무를 수행 할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원한 사제이신 예수님!

주님을 본받으려는 사제들을 지켜주시어

어느 누구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소서.

 

주님의 영광스러운 사제직에 올라

날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이루는 사제들을

언제나 깨끗하고 거룩하게 지켜주소서.

 

주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사제들을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사제들이 하는 모든 일에 강복하시어

은총의 풍부한 열매를 맺게 하시고

 

저희로 말미암아

세상에서는 그들이 더없는 기쁨과 위안을 얻고

천국에서는 찬란히 빛나는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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