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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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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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6-09-15 ㅣ No.106687

많은 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정겨운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저는 지하철로 가면 되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는 분들은 어쩔 수 없이 교통체증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 조금 힘들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지도를 보면서 운전을 했지만 요즘은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운전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잠깐 딴 생각을 하면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을 지나칠 경우가 있습니다. 의정부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5번이나 길을 놓쳤습니다. 동부간선도로에서 길을 놓쳐서 외곽순환도로를 탔습니다. 송추 쪽으로 가야 하는데 또 잘못해서 별내 방향으로 갔습니다. 북부간선도로를 타야 하는데 이번에도 깜빡해서 구리까지 가고 말았습니다. 결국 돌아서 동부간선도로를 만났습니다. 석관동에서 내부순환도로를 타야 하는데 이것마저 지나쳐서 청량리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안으로는 명동 갈 거야라는 위로의 말을 들었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명동으로 왔으니 참 다행입니다.

 

어찌 운전만 잘못된 길을 가겠습니까? 바른 인생길을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겨우 다섯 번 길을 놓쳤지만 수도 없이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길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고, 잘못된 길인지 알면서도 방향을 돌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금 잘못된 길로 가고 말 거라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를 그릇된 길로 이끄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근심입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근심 때문에 지금 기쁜 마음이 사라지곤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걱정하고, 근심하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로 오십시오. 나의 멍에는 가볍고, 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된 사람들은 굳이 단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바오로 사도도 박해의 상황에서 이렇게 권고하셨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언제나 감사하십시오.’

두 번째는 교만입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합니다. 사람이 하느님과 멀어진 첫 번째 잘못도 교만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권력이라는 옷을 입은 사람들은 교만하기 때문에 커다란 낭패를 보곤 합니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갑질이라고 부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교만했기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늘 당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첫째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려고 하십시오.’ 하느님의 아드님이 누추한 마구간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겸손함입니다.

세 번째는 욕심입니다. 산에 둥지를 트는 새는 가지 하나면 만족합니다. 사람만이 산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샘에서 물을 먹는 다람쥐는 목을 축이면 미련 없이 길을 떠나기 마련입니다. 사람만이 샘을 자기의 것인 양 욕심을 부리는 것입니다. 가난, 질병, 헐벗음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구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지구별에 넘치도록 풍요로움을 주셨습니다. 다만 우리의 욕심 때문에 가난하고, 병들고, 헐벗은 이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합니다.’ 물은 끊임없이 아래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비로소 넓은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황금의 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살아갑니다. 분명 황금의 제국은 매력이 있습니다. 돈이 주는 힘과 매력은 아주 크기 때문입니다. 좋은 집, 멋진 차, 화려한 식탁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집으로만은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멋진 차만으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할 수 없습니다. 화려한 식탁으로만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감사하는 마음, 고마워하는 마음, 나누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둥근 보름달이 태양보다 더 크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저 달은 태양보다 작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이 화려해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영원한 생명과 바꿀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밭에 묻혀있는 진주를 발견한 농부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농부는 가진 것을 모두 팔아서 진주를 산다고 하였습니다. 진주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금으로는 얻을 수 없고, 명예로는 가질 수 없으며, 권력으로는 뺏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근심, 교만, 욕심이라는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오늘은 추석입니다. 덤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종로의 막걸리 집에 사람들이 글을 벽에다 적어 놓았습니다. 보통은 지연 영철 사랑해, 개똥이 왔다 가다, 왔노라, 마셨노라, 취했노라.’와 같은 글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새로운 십계명이라는 글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하긴 예수님께서 진복팔단을 알려주신 지 2000년이 지났으니 새로운 계명이 나올 때도 된 것 같습니다. 한번 읽어 드릴까요?

 

1. 일일이 간섭하지 말 것

2. 이말 저말 옮기지 말 것

3. 삼삼오오 모이는 곳에 열심히 참석할 것(구역, 반 모임입니다.)

4. 사력을 다해 싸우지 말 것

5. 오기로 일 그르치지 말 것

6. 육체적 스킨십을 많이 할 것

7. 칠십 퍼센트로 만족할 것

8. 팔팔하게 활동할 것

9. 구구 절절 변명하지 말 것

10. 십 퍼센트는 남을 위해 살 것

 

저는 그중에서 10번째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십 퍼센트는 남을 위해서 살 것!’

여러분은 어떤 계명이 맘에 드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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