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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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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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4-10 ㅣ No.111357

교구에 있기 때문인지, 가끔 본당에서 특강을 부탁하곤 합니다. 이번 사순시기에도 몇몇 본당에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은 서울이지만 올해에는 멀리 광주에 있는 본당에도 다녀왔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제가 올리는 강론을 보셨고, 이번 기회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신부님 덕분에 광주까지 가는 기차도 타보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두 번째 말씀은 주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러시기에 우리들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해 주십니다. 우리가 절망 중에, 고통 중에, 시련 중에 주님께 의탁을 하면 주님께서는 다 이해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도 제자들의 배반을 겪으셨고, 조롱과 채찍질을 받았고, 십자가를 지고 가시다가 넘어지셨고, 그 누구도 함께하지 않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토록 믿고 의지하였던 하느님마저 침묵하는 것과 같은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1991823일 사제서품을 받은 저는 95일에 첫 본당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3일 만에 유행성 출혈열로 병원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고, 고향에서 친지들도 병문안을 왔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오셔서 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 간호사 분들의 치료와 어머니의 정성어린 간호로 저는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고, 은총입니다. 저는 그 뒤로 제게 주어진 시간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덤으로 주어진 시간들이 어느덧 26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시간들 모두 감사할 일들이고, 고마운 일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세 번째 말씀은 당신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으로 갈 것이다.’입니다. 예수님 곁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두 명의 죄인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명이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가시게 되면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그 죄인에게 이렇게 약속해 주셨습니다. ‘당신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으로 갈 것입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회개한 죄인은 예수님과 함께 낙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죄가 크다 하여도, 진심으로 뉘우치면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죄를 뉘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나라는 상대평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나라는 절대평가로 들어가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집에는 머물 곳이 많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은 우리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것입니다.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노래를 생각합니다.

얼마나 먼 길을 헤매야 소년들은 어른 되나

얼마나 먼 바다 건너야 갈매기는 쉴 수 있나

얼마나 긴 세월 흘러야 사람들은 자유 얻나

,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얼마나 긴 세월 흘러야 저 산들은 바다 되나

얼마나 여러 번 올려봐야 푸른 하늘 볼 수 있나

얼마나 큰 소리 외쳐야 이 노래가 들려지나

,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얼마나 긴 밤을 지새워야 푸른 불빛 볼 수 있나

얼마나 높은 산 넘어야 고운사람 만나보나

얼마나 큰 눈물 흘려야 환한 웃음 가져보나

,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주님 수난 성주간을 지내면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님만이 우리 모든 삶의 고난과 역경을 치유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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