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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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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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8-30 ㅣ No.114311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든다고 합니다. 반면에 고양이는 화가 나면 꼬리를 세운다고 합니다.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감정은 다른 것입니다. 개가 꼬리를 흔들면 가까이 해도 좋지만 고양이가 꼬리를 세우면 조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꼬리가 아닙니다. 개나 고양이의 모습입니다. 꼬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시일 뿐입니다.

 

서울교구는 89년부터 사제서품식을 체육관에서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고척동에 있는 돔구장에서 서품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명동 성당에서 서품식을 하셨던 신부님께서 체육관에서 서품식을 하는 것은 신비감도 떨어지고, 전례적으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신부님들은 체육관에서 서품식을 하는 것을 보면서 무척 놀라기도 합니다. 사제서품을 받는 신부님이 많다는 것에 놀라고, 많은 신자분들이 축하해 주는 것에도 놀랐다고 합니다. 서품식을 주관하는 저는 장소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성당이 없기 때문에 체육관에서 서품식을 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었습니다. 성당에서 서품식을 했을 때의 엄숙함과 분위기를 기억하는 것을 존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부득이하게 체육관에서 서품식을 하는 것을 이해하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을 이야기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아픈 이, 외로운 이들에게는 무척 관대하셨습니다.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목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서 밤을 새운다고 하셨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면 기뻐한다고 하셨습니다. 돌아온 탕자를 따듯하게 맞아들이는 아버지의 자비하심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지치고 힘든 이들은 모두 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짐은 가볍고, 멍에는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꾸짖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의 규정들을 이야기하면서 베짱이처럼 자신들은 열심히 율법을 지키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인으로서 충실하게 살지 못한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사람, 본당에서 준비한 피정, 교육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인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신앙의 뿌리가 깊지 못하기 때문에 곧 신앙이 식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아주 근면하고 성실한 사도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뜨거운 열정도 있었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께서도 증인이십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풍요를 얻기 위해서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복음을 위해서, 하느님께 나가기 위해서도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사람, 좋은 말씀을 듣기 위해서 피정과 교육에 자주 참여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사람들은 신앙생활에서도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여름에는 베짱이처럼 살아도, 개미처럼 살아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삶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온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개미들은 추운 겨울을 위해서 식량을 준비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나의 영혼과 이웃들을 위한 기도를 준비했다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도와주는 봉사를 준비했다면, 우리는 삶의 마지막이 온다 해도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이 그 안에서 완성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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