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8-31 ㅣ No.114340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어느덧 가을은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 고운 글이 있었습니다. “민들레 꽃 한 송이를 민들레가 피웠다면 하늘은 뭐가 되고 땅은 또 뭐가 되나. 하늘이 피웠다 하면 민들레는 뭐 되나.” 작은 글이지만 울림이 있었습니다. 가을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뜨거운 여름을 온몸으로 맞이했던 땅과 곡식과 사람의 땀이 있었기에 가을이 오는 것입니다.

 

역사학자 이덕일의 고금통의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들에서 지금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의를 찾아야 하는데 이익을 찾으려 하고 그 때문에 많은 갈등과 분쟁이 생긴다고 합니다. 신앙은 이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의를 생각하는 것이고, 특히 하느님의 뜻과 의를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31년 전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저는 성당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 3일간 출장을 가시면서 제게는 성당 청소 잘 하고, 부대에 들어가서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지 못했습니다. 신부님이 출장 가신 동안 성당에서 편하게 지내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출장이 연기되셨고, 그날 밤 성당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결과는 상상하는 것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질책과 견책은 제게는 약이 되었습니다. 저는 남은 군 생활을 충실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벌은 꽃에게서 꿀을 가져가지만 꽃에게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꽃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섭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익을 앞세웠던 일들을 보게 됩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화학 성분이 검출되는 여성용품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평택에 건설 중인 다리가 붕괴된 것 또한 이익이 앞섰기 때문에 생긴 결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익을 앞세우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의로움이 함께하지 않는 이익은 욕망일 뿐입니다. 욕망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말씀해 주십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 않을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깨어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마음의 눈으로, 신앙의 눈으로, 영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을 보면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924 8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