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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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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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1-08 ㅣ No.117417

한국의 그리스도교 신자는 천만은 훌쩍 넘을 것입니다. 종교인들은 또 천만은 훌쩍 넘을 것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국민의 절반이 넘는다면 한국 사회는 종교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자비를 베풀고, 나눔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종교적인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입니다. 이는 종교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과 부처님의 삶에 문제가 있어서도 아닐 것입니다. 바르게 행동하지 못하고, 바르게 베풀지 못하고, 바르게 생각하지 못하는 종교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기 보다는 자리에 연연하는 종교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외적인 건물만이 아닐 것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조직과 교리 체계만은 아닐 것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다른 종교를 판단하고 이단으로 심판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내세에서의 영원한 삶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종교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지금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의 이웃들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화려한 꽃이 되기보다는 어두운 땅 속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깨어 있음으로 사람들에게 파수꾼이 되어주고, 깨어 있음으로 어두운 밤바다를 비추는 등대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히 몸을 정화시키는 물을 영혼을 정화시키는 구원의 도구로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세상의 모든 물은 구원의 도구가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세례의 품격을 높여주신 것입니다. 요한은 단순히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하느님께 공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면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이로써 세례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세례의 의미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정화입니다. 물의 특성 중에 하나는 정화입니다. 우리는 물로 몸을 씻습니다. 물로 세탁을 합니다. 이처럼 세례는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이 더러워지듯이 우리의 영혼도 죄와 악에 의해서 더러워집니다. 세례는 하느님의 영에 의해서 죄와 악으로 더럽혀진 우리의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의미는 탄생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으면서 세례명을 갖게 됩니다. 이름을 갖는 다는 것은 새로운 탄생을 의미합니다. 세례를 받는 것은 이제 신앙인으로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 의미에서 세례는 새로운 탄생입니다.

세 번째 의미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례를 받았지만 세상의 것들에 묶여서 살고 있다면 세례의 형식은 갖추었더라도 진정으로 완성된 세례는 아닙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이 살아가야할 삶의 자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라. 그는 민족들의 빛이 되고,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서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줄 것이다.”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변화된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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