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1주간 목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1-11 ㅣ No.117493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보면서 가슴이 찡하였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모시는 여성의 이야기였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이 나면 폐지를 주우면서 두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계셔야 했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습니다.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해 드리고, 물과 먹을 것을 드렸습니다. 잠 잘 때도 시어머니 곁에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부르면 일어나서 시어머니가 원하는 것을 해 드렸습니다. 앉아서 겨우 움직이시는 친정어머니를 위해서도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주어진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기쁜 마음으로 두 어머니를 모시는 자매님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였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온 몸으로 드러내는 참된 신앙인이었습니다.

 

요양원을 만들어서 지원을 하고, 육아를 잘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더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왜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알았다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궤를 가지고 전쟁에 나섰지만 패했던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궤가 아니었습니다. 전쟁에 임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수도자들이 입고 있는 수도복은 수도자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은 수도복을 입고 세상에서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수도복이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도복을 입은 수도자가 수도복을 입고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수도복을 입는 이유는 이 세상에 살면서 천상의 삶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히 따른다면 수도복은 세상의 그 어떤 옷보다 아름답게 보일 것입니다. 반면에 수도자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망각한다면 수도복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굴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성직자들도 그렇습니다. 교구와 본당이 사제들의 외적인 모습을 지켜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성직자가 되고자 했던 첫 마음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바닥에 엎드려서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면서 모든 성인들의 도움을 청하였던 그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저 멀리 오지에서 선교를 하여도 기쁨이 충만할 것입니다. 하지만 타성에 젖어서 지낸다면, 권위를 앞세운 다면 교구와 본당이라는 조직도, 사제복도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십자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셨습니다. ‘제자들의 배반, 율법학자들의 모함,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고독이런 것들은 모두 예수님께서 지고 가셨던 십자가였습니다. 십자가의 결말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는 부활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우리들 각자는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무겁기 마련입니다. 십자가는 인내를 요구합니다. 십자가는 나를 구속하기도합니다. 하지만 십자가는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열쇠입니다.

 

두 어머니를 모시던 자매님은 수도복을 입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또한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때에, 주님께 의지하며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774 1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