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2-09 ㅣ No.118149

오늘 평창올림픽이 개막됩니다. 어떤 분들은 평양올림픽이라고 말하고, 어떤 분들은 평화올림픽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평창올림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올림픽은 개최하는 도시의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했던 강원도와 평창 사람들이 들으면 서운할 것입니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의 이름까지 바꾸는 것은 곤란합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평화와 화합의 잔치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다고 합니다. 남한 선수들도 역시 어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운동을 통해서 마음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을 통해서 남과 북의 닫힌 문이 조금씩 열렸습니다. 문화와 예술인들이 문을 열고, 북한의 학생들이 남한으로 수학여행을 오고, 남한의 학생들이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의 귀와 입을 열어 주셨습니다.

 

남과 북은 철책으로 닫혀있습니다. 불신으로 닫혀있습니다. 이념으로 닫혀있습니다. 그러나 자주 만나다 보면, 대화하다 보면 꽁꽁 얼었던 얼음이 봄이 오면 녹듯이, 피는 물보다 진하듯이 언젠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통일신라(676-935), 고려(918-1392), 조선(1392-1910)을 거치면서 우리는 1300년 이상을 하나의 나라로 함께 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분단의 시대에 태어나서,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은 하나 된 나라에서 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하나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말을 합니다. 어떤 말은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하고, 어떤 말은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 친구가 버스에다 카메라를 놓고 왔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위로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카메라는 다시 사면 된다!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카메라를 버스에 놓고 왔던 친구에게 정말 위로와 용기를 주는 다른 말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카메라를 잃어버렸으니 속상하겠다. 카메라를 다시 찾을 방법을 찾아보자.’ 하고 얘기할 수도 있었는데, 단순하게 돈 주고 다시 사면된다고 얘기한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 운전기사가 연락하였습니다. 버스를 청소하다가 카메라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오면 그편에 보내주시겠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찾아오는 많은 병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을 하십니다. ‘에파타이 말씀은 열려라!라는 뜻입니다. 어둠 속에 빛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절망 중에 희망을 주는 말씀입니다. 고독한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말씀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 희망을 주는 이야기, 위로를 주는 이야기,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694 9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