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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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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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5-02 ㅣ No.120195

신학교의 진리관 입구에는 “Omnibus Omnia"(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나는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코린 9,22)라는 라틴어가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사제가 되려는 사람이 꼭 간직해야 할 마음의 자세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정성을 모아 후배들을 위해서 기증한 것입니다. 저는 수업을 들으러 가면서 그 글을 보았습니다. 사제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렇게 먹은 마음을 삶으로 실천한다면 힘은 들겠지만 많은 열매가 맺어질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과 건물에 에머슨 홀을 지으면서 건물 정면에 새겨 넣을 글을 공모하였다고 합니다. 교수들이 낸 의견은 사람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했던 프로타고라스의 글이었다고 합니다. 그리스 철학자의 글이며, 인문학의 꽃인 철학과 건물에 어울리는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건물에 새겨진 글은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라는 시편 85절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과학, 철학, 신학이 발전을 해서 그 깊이를 더해 갈수록 신에 대한, 절대자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높은 산의 정상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캄캄한 밤에 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 인간은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것이 신학의 시작이고, 그것이 종교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종교는 개별 종교가 가지는 교리라는 에 가두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종교는 희로애락과 상선벌악이라는 윤리적인 에 가두기에는 너무 깊기 때문입니다. 종교는 우주에 펼쳐진 신의 숭고함과 사랑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이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전해 주신 복음을 유대인들의 율법과 계명이라는 틀 속에 가두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제비꽃에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고, 순금에 도금하는 것과 같고, 무지개에 색을 하나 더하는 것과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만남의 문화를 위하여 우리는 줄 뿐만 아니라 받을 준비도 해야 합니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이제 모임을 갖고 주님께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유대인들의 율법과 계명이라는 을 강요하지 않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로써 복음은 율법과 계명이라는 껍질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나 내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있습니다. 소통과 공감의 도구인 스마트 폰입니다. 저도 늘 스마트 폰을 곁에 두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몇 번의 손동작으로 답을 찾기도 합니다. 약속과 일정은 스마트 폰에 저장을 해 놓았습니다. 티켓을 예매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책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 폰을 이용해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물론 통화는 기본입니다. 그러니 스마트 폰이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스마트 폰도 전원이 꺼져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전원이 켜져 있어도 인터넷과 연결이 안 되면 병따개 없는 콜라와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주님 곁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첫째는 말씀의 식탁에 자주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미사성제를 통해서 말씀의 양식을 받을 수 있고, 성체를 모실 수 있습니다. 말씀의 양식을 잘 받기 위해서는 미리 오늘의 성서 말씀을 읽고 미사에 참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기도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입니다. 내가 몸을 가꾸는 만큼 나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세수하고, 화장을 합니다. 그런 시간만큼 우리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몸은 깨끗한데 영혼은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피정이나 교육에 자주 참여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성경공부, 피정, 특강에 자주 참여하는 분들은 주님 곁에 머물 수 있으며 알찬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단단한 바위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 곁에 머물면 우리는 주님의 도우심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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