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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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9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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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6-04 ㅣ No.120903

 

조카가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급이 올라갈 것입니다. 직급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성실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정과 부패에 연루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업무를 추진하는 능력과 그에 따른 결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회사도 비슷할 것입니다.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동료들과의 경쟁도 있을 것입니다. 사회는 그냥 월급을 주지 않습니다. 성과와 업적을 요구합니다.

 

며칠 전에 회사를 방문하였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분이 신자였고, 새롭게 회사를 옮기면서 기도를 청하였기 때문입니다. 형제님은 회사가 힘들었을 때, 성당에 가서 간절히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10년이 지났고, 지금은 회사가 많이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회사가 잘 되면 하느님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회사를 축복해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더 많은 결실을 보도록 기도하였고, 형제님이 바라는 대로 하느님을 위한 일도 많이 하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교구청 성소국에서 일을 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제게 맡겨진 주요 업무는 예비 신학생들이 성소의 꿈을 잘 지켜가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성소 후원회 회원들을 위해서 피정, 성지순례, 월례미사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예비 신학생들을 위해서는 교재를 만들었고, 여름 행사들을 새롭게 시도하였습니다. 모임 전에 미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더 하고 싶은 일은 예비 신학생들의 가정 방문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일을 좀 더 성실하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성소 후원회를 위해서는 본당 성소 후원회 방문을 하였습니다. 본당을 방문하면 성소 후원회 회원들도 좋아하셨고, 본당 신부님들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 주셨습니다. 교구와 현장인 본당이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좀 더 하고 싶은 일은 성소 후원회 회원들과 만남을 더 갖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지난 5년 동안 성소 주일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 4분의 주교 서품식이 있었습니다. 교황 방한 준비위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포도밭은 성소국입니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아직 제게 주어진 시간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결실을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분은 등대 같은 분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분은 꽃과 같은 분입니다. 지나간 자리는 늘 향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옆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떤 분들은 바위 같습니다.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으면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쁜 소작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 잠시 있다가 가는 존재입니다. 이 지구는 우리만 사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지구가 우리의 소유인 것처럼 살아갑니다. 환경을 훼손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힘들게 합니다.

 

본당 신부님들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본당 신부님들은 착한 소작인처럼 지내고 떠나갑니다. 하지만 일부 본당 신부님들은 마치 본당이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면서 살다 갑니다. 떠난 자리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신부님이 계시고, 떠난 자리가 냄새가 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는 과연 착한 소작인인지, 못된 소작인인지 돌아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포도밭을 잘 가꾸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열성을 다하여 믿음에 덕을 더하고 덕에 앎을 더하며, 앎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신심을, 신심에 형제애를, 형제애에 사랑을 더하십시오.”

주님께서 맡겨주신 일에 충실할 수 있는 한 주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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