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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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2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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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6-26 ㅣ No.121449

 

엠이 봉사자들과 함께 강릉을 다녀왔습니다. 강릉에서 선교장과 참소리 박물관을 보았습니다. 선교장에서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냥 볼 때는 무심코 넘어가는 것들도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연못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해설사는 연못에는 연꽃이 있어서 연못이라고 하였습니다. 연꽃을 심은 이유는 아름답기도 하고, 정화의 작용도 있지만, 연꽃을 심는 이유는 연잎에 고인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는 날, 연꽃 위에 떨어진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생각하니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나무를 심는 이유도 설명을 들었습니다. 대나무가 침입자를 막고, 땅을 보호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대나무는 바람이 불면 소리가 아름답다고 합니다. 설명을 들으니 새롭게 알 것 같았습니다. 참소리 박물관에서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참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소리를 모으고, 소리가 전달되는 역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소리는 영화로 발전하였고, 영화는 많은 신화를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목적을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왕비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하녀처럼 대하면서 처럼 대해 주기를 바란다면 아내 역시 남편을 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월급만 타오는 기계처럼 여긴다면 남편 역시 아내를 집안일만 하는 기계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라보는 거울은 늘 거짓이 없습니다. 내가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환하게 나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내가 거울 속에서 잔뜩 화난 얼굴을 보이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 역시 화난 얼굴입니다.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듯이 우리가 만나는 이웃에게 친절하고, 환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이웃도 그렇게 우리를 대할 것입니다.

 

때로 물에 글을 쓸 수 없듯이, 우리의 선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거울에 먼지가 있거나, 흠결이 있으면 나의 웃는 얼굴이 제대로 비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나의 얼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십시오.’

 

좁은 문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눔과 희생입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봉사자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노벨 평화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교구청에도 매월 이발 봉사를 하시는 형제님이 계십니다. 참 고마우신 분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우리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친구를 위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람은 어둠 속에 빛나는 별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감사와 친절입니다. 주변을 보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분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분도 있습니다.

 

좁은 문은 눈에 보이는 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희생, 배려와 양보, 감사와 친절입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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